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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약시 '에어컨 기사'를 '사무직'으로 고지..보험금 못받아
대법, "직업은 보험계약 내용 결정의 중요 표준..고지의무 대상"
2012-06-24 08:59:23 2012-06-24 09:28:28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사망보험을 들면서 냉난방장치(에어컨) 설치 및 정비기사인 피보험자의 직업을 사무직으로 고지한 경우 고지의무 위반이므로 보험사는 사망사고 발생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에어컨 설치작업 중 숨진 류모씨에 대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며 유족들이 현대해상(001450)을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의 직업은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중요사항으로 약관상 고지의무 대상"이라며 "아내 강모씨가 피보험자인 남편의 직업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냉난방장치 설치 및 정비 업무가 아닌 사무직으로 허위고지한 것은 고지의무 위반"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 보험사의 모집인이 강씨에게 서면으로 남편 류씨의 취급업무를 구체적으로 물어본 이상, 직업을 잘못 고지하는 경우에 사고발생시 보상하지 않는다는 등의 설명을 따로 하지 않았어도 보험사로서는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아야 한다"며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류씨의 아내 강씨는 2008년 12월5일 보험사와 보험금 5000만원의 사망보험계약을 맺고 피보험자를 남편으로 정했다. 당시 강씨는 남편의 직업을 실제 직업인 ‘에어컨 설치 및 정비원’이 아닌 '사무직'으로 기재했다.
 
류씨는 2009년 7월10일 학원 건물 에어컨 설치작업 중 사다리에서 떨어져 숨졌고 강씨가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강씨가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강씨가 이에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류씨가 실제로 현장업무 외에 경지원 사무직업무를 같이 담당했고, 보험사 모집인이 현장업무와 사무직업무의 상해급수 및 보험료가 다르다는 점을 따로 설명하지 않았으므로 설명의무를 위반한 이상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다"며 강씨의 손을 들어줬으나 2심 재판부는 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강씨가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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