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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지원 대표, 검찰소환에 응하는 게 정도다!
2012-07-19 10:53:51 2012-07-19 10:54:38
[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검찰로부터 19일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은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소환에 불응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18일 오후에는 비가 내리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을 모아놓고 검찰 규탄대회를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와 임건우 전 보해양조 대표로부터도 6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이미 검찰 수사설이 흘러나올 당시 "내가 돈을 받았다면 목포역전에서 할복이라도 하겠다"며 결백함을 주장한 바 있다.
 
또 "내가 평상시 이런 일을 예상해서 얼마나 조심스럽게 살았는지 당신들도 잘 알 것이다. 극복하고 돌파하자"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미 대북송금 사건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당시 현대그룹 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대북 불법송금과 1억원을 받은 혐의만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러니 이후에는 더욱 몸조심을 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현 정부에서의 검찰은 법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정연주 전 KBS 사장 사건, MBC PD수첩 사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사건 등이 모두 무죄가 선고된 것도 '정치검찰'의 증거로 충분하다.
 
그래서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의 검찰을 향한 비판은 잔뜩 날이 서있다.
 
김두관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은 천정배 전 의원은 "검찰은 새누리당의 변호인단"이라고 비판했다.
 
또 경선기획단장인 추미애 의원은 "박지원이 MB 대선자금의 가리개"라며 최근 불거진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사건에서 불거진 대선자금 수사에 미적거리고 있는 검찰을 비꼬았다. 김한길 최고위원도 "MB 대선자금 수사의 물타기 수사"라며 비판에 동참했다.
 
강력한 검찰개혁 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이해찬 대표는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의 지적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검찰의 현주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검찰이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범죄를 의심한다면 수사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수사를 하지 않는 것이 비정상이다.
 
그래서 범죄혐의에 대한 의심할만한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과 미래의 권력에 대한 수사에 미적거리고 있는 검찰이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야권을 향해서는 추상같은 칼날을 들이대는 검찰이 비판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왜 나만 가지고 그래?"라는 변명은 법치주의 원칙상 허용하기 힘들다. 재수좋게 혹은 봐주기 특혜에 의해 음주단속을 빠져나간 운전자가 있다고 하여 나에 대한 음주단속을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목포역전에서 할복이라도 하겠다"는 정도로 결백하다면 검찰에 나가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밝히고 오면 그만이다.
 
지금은 회기중이라서 긴급체포도 할 수 없다. 인신이 구속될려면 체포동의안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신이 구속될 위기에 처한 것도 아닌데 검찰 소환에 응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오히려 검찰조사를 통해 범죄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럴려면 박 원내대표 스스로 검찰에 가서 결백함을 주장하고, 검찰이 갖고 있는 증거를 탄핵하고 오면 되는 것이다.
 
불공정한 법집행에 대한 비판을 제외하면, 검찰은 지금 자신들이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는 것은 검찰로 하여금 해야 할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민주당은 검찰의 불공정한 법집행과 검찰의 역할을 섞어서 혼동하고 있다. 민주당이 검찰에 요구해야 할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따라서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순순히 협조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박 원내대표가 검찰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세상으로부터 받고 있는 의심의 눈초리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그리 깨끗한 사람으로 보고 있지 않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가장 부패한' 사람들로 보고 있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수많은 정치인들이 처음에는 모두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하다가 결국엔 범죄혐의가 인정된 경우를 숱하게 지켜봤다.
 
따라서 검찰 수사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받고 있는 의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박 원내대표는 앞으로도 계속 범죄혐의자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결백하고 당당하다면 떳떳하게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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