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창투사, 3분기 실적 '빈익빈 부익부'
2012-11-28 15:39:41 2012-11-28 15:41:32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올해 상장 창업투자회사(창투사)들의 실적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코스닥시장 침체로 투자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투자 회수에 성공하거나 사모펀드 운영에서 고정적인 관리 보수를 받는 창투사들은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벤처투자에만 집중한 창투사의 경우엔 기업공개(IPO) 및 기업 인수·합병(M&A) 부진으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큐캐피탈, 3분기 누적 영업익 70.1억..전년比 1198%↑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캐피탈(016600)파트너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8% 급증한 70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수익(매출액 개념)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7억2000만원, 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0억원의 영업수익과 3억9000만원의 당기순이익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이는 과거 벤처투자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사모펀드를 운용하면서 얻는 고정수입 등 수익구조가 안정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큐캐피탈파트너스 관계자는 "3분기만 놓고 보면 동우 HST(옛 동우열처리) 합병 영향으로 실적이 다소 저하된 것이 사실이지만, 영업성과는 순항하고 있다"며 "벤처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사모펀드를 운영하면서 얻은 고정수입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손익구조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정수입을 초과하는 손실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적자가 날 가능성은 많지 않다"며 "지분성과가 확정되지 않아 정확한 예측은 쉽지 않지만, 4분기에도 괜찮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성창투(027830)도 올 3분기 48억원의 누적 영업수익과 14억4000만원의 영업이익, 10억7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기간 15억3000만원의 영업손실과 11억6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점과는 대조된 성과다.
 
투자 회수에 성공한데다 운용하는 펀드의 관리보수가 증가한 것이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제미니투자(019570)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4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이 외에 우리기술투자(041190)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4억5000만원 적자에서 3억원 흑자로 전환됐고, 엠벤처투자(019590)도 지난해 85억3000만원 적자에서 올해 3분기 13억6000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에이티넘인베스트, 3분기 적자 전환..누적 영업손 10억
 
대다수 창투사들의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창투사들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는 올 3분기 40억원의 누적 영업수익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0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억8000만원의 영업수익과 5억5000만원의 영업이익, 8억2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실적이다.
 
SBI인베스트먼트(019550)의 경우 올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 30억원의 영업이익과 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올해 흑자폭이 크게 감소했다.
 
◇창투 수익, 투자자금 회수가 관건
 
몇몇 상장 창투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창투사들의 실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코스닥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IPO나 M&A 등을 통한 투자자금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창투사의 수익은 IPO나 M&A 등을 통해 투자한 기업을 비싸게 팔아야 수익이 나는 구조"라며 "올해 상장 요건이 강화된데다 코스닥시장 침체로 밸류에이션이 안나와 상장을 미루는 기업들이 늘어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창투사들은 투자사의 옥석을 가리는데 더욱 신중을 기하는 한편, 정부에 투자자금 회수를 위한 정책 지원을 요구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한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상황에 따라 투자의 장단점이 있다"면서도 "시장이 나빠지면 투자 회수에 불리해 투자사에 대한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의 가장 큰 당면과제는 투자금 회수"라며 "정부에 세컨더리펀드 활성화 등 다양한 투자금 회수 방안을 지원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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