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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뱀이 숨어 있다..뱀 관련 지명 전국에 208곳
국토지리정보원, 계사년 맞아 지명 분석
2013-01-01 07:00:00 2013-01-01 07:00:00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국토지리정보원은 2013년 계사년(癸巳年) 뱀(巳)의 해를 맞이해 뱀과 관련된 지명을 분석해 본 결과, 우리나라 150만여 개의 지명 중 208개가 뱀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뱀 관련 지명은 전라남도가 41개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경상북도 32개, 경상남도 31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남부 지방에 뱀 관련 지명이 많이 분포하는 것은 농경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명의 종류별로는 마을 명칭이 157개로 가장 많았으며, 섬의 명칭이 15개, 고개와 산의 명칭이 14개 등으로 나타났으나 지명의 유래 등을 세부적으로 조사하면 뱀 관련 지명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자별로 살펴보면, '사동'이라는 지명이 경상북도 경산시 동부동의 마을 이름을 비롯해 전국에 15개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뱀골'이 10개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 지역에 따라 뱀을 '배암', '비암', '배염' 등으로 부르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지명으로 남아 있었다.
 
뱀 관련 지명중 뱀의 모양과 관련된 지명이 전체의 137개(65%)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그 중에는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있는 ‘장사도’처럼 전체적인 모양이 기다란 뱀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지명이 72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먹이를 잡으러 가는 뱀 형상을 가진 장사추와형 지형모습
 
뱀의 모양을 묘사한 지명 중 뱀이 개구리를 쫓아가는 지형인 '장사추와형(長蛇追蛙形)'은 먹을 것이 풍부한 좋은 터로 풍수지리가들이 일컫는 명당의 하나로 전라남도 고흥군 영남면의 '사도',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 신성리 '사성'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전라남도 고흥군 영남면에는 개구리처럼 생긴 와도(蛙島)라는 섬과,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기 위해 건너가는 모습의 형태를 가진 사도(蛇渡)라는 섬이 장사추와형(長蛇追蛙形) 형태의 지형으로 풍수지리가들은 뱀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이 명당자리로 인식하고 있어 그 곳에 마을이 형성됐다.
 
뱀의 출현 설화와 관련된 지명도 있다. 경주시 남면 구암리의 마을 이름 '구뱀이'는 귀가 달린 뱀이 나왔다 해 유래됐으며, 전라남도 함평군 해보면 금계리 '구수재'는 아홉 마리 구렁이가 재를 못 넘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뱀이 공포의 대상으로 유래된 지명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김녕사굴', 천안시 직산읍 상덕리 '덕령' 등으로 인간을 해치려는 사악한 존재로 묘사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고풍리 '장사동'은 마을이 큰 구렁이의 모습을 닮았는데, 허물을 벗으며 성장하는 뱀의 영생불사(永生不死)의 속성을 반영해 그 지역 주민은 장수한다는 유래를 가지고 있다.
 
또 전남 고흥군 동강면 한천리 '뱀골고개(뱀골재)'는 고개를 넘을 때 악한 죄를 지은 사람은 반드시 큰 뱀을 만난다고 해 뱀을 지혜로운 존재로 생각했음을 지명에서 알 수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지명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그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증대됨에 따라 지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명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지명관련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명 유래 등을 지속 발굴하여 지명이 우리 생활에서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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