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구친 물기둥에 부상..법원, '안전성 미비' 책임 인정
2013-03-01 10:00:00 2013-03-01 10:00:00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물이 솟아나올 수 있다'는 경고 표시를 하지 않는 등 경기장내 살수펌프시설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대학 측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합의 20부(재판장 장석조)는 김모씨가 '펌프시설의 안정성 미비로 인한 사고때문에 다쳤다"며 박모씨와 학교 운영자인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681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점등 스위치를 조작하면서 살수펌프시설 작동 스위치를 누르는 바람에 살수펌프시설이 설치된 지점에 있던 김씨가 솟아오르는 물에 의해 공중으로 떠올라 '난청·귀울림(이명)' 장해를 입게 됐다"며 박씨의 '주의의무' 위반을 지적했다.
 
이어 "살수펌프시설에서 나오는 물의 수압은 사람을 약 2~3M 정도 공중으로 떠오르게 할 정도로 강한데도 주변에는 '물이 솟아나올 수 있다', '스위치 조작에 주의하라'는 등 취지의 경고 내지 지시 표시가 전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살수펌프시설은 덮개 및 인조잔디 깔개로 가려져 있어 물이 솟아나오리라고 예상하기 어렵다"며 "피고 대학교는 살수펌프시설 및 작동스위치에 관해 통상 갖춰야 할 설치·보존상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 등이 대학교 시설운영규정상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하키구장에서 야구경기를 하다 사고를 당한 점 등을 종합해 피고들의 책임 범위를 50%로 제한, 향후치료비와 보조구 비용 등을 감안해 손해배상액을 6810만원으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A국립대학교 내 하키구장에서 김씨 등과 함께 야구경기를 하던 박씨는 오후 7시30분경 해가 지자 조명을 점등하기 위해 분전반(각 전선에서 소요되는 부하설비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배선을 분기하는 전기 배분 장치)을 열어 스위치를 조작했다.
 
그런데 박씨가 스위치를 조작하자 하키구장의 조명이 점등되면서 살수펌프시설에서 물이 솟아올랐다. 당시 포수역할을 하느라 살수펌프시설 지점에 있었던 김씨는 솟아오른 물기둥에 의해 2~3M 공중으로 떠올랐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머리 등을 다쳤다.
 
이로 인해 김씨는  양측 귀에 난청 및 오른쪽 귀의 귀울림(이명)' 장해를 입게 됐고, 김씨는 '작동 스위치'를 잘못 조작한 박씨와 학교를 운영하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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