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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朴 회동 논란이 되는 이유는
양측 "정치적인 얘기 없었다" 선 긋지만 "새 정치 아니다" 비판도
2013-03-18 11:15:18 2013-03-18 11:17:57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서 정국은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서울 노원병에 등판하는 4.24 재보선을 중심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그런데 안 전 교수가 박원순 서울시장과 전격 회동하면서 정치권 안팎은 두 사람의 만남이 가져올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이 노원병 공천 여부를 놓고 입장이 분분한 가운데 박 시장과 안 전 교수의 교감이 이뤄질 경우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6개월 만에 만난 安과 朴..무슨 얘기 오갔나
 
안 전 교수와 박 시장은 17일 밤 서울 중구 정동에 소재한 한식당 '달개비'에서 50분 가량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9월13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동에 대해 박 시장은 18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귀국인사 차원에서 뵈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생활에 대해서 그간에 안부도 여쭙고 또 지금 선거에 뛰면서 느낀 얘기를 하셨다. 덕담도 많이 드렸다"고 전했다.
 
배석했던 안 전 교수 측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안 전 교수가 지난 대선에 이어 노원병 재선거를 경험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만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송 의원에 의하면 박 시장은 안 전 교수에게 "정치권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주시라"고 주문하면서 "정말 낮은 자세로 지역주민과 만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양측은 회동에 의미를 두려는 시각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송 의원은 "정치적인 이야기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도 안 전 교수와의 인간적인 관계를 강조하며 "특별한 현안에 대해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박원순 효과' 노리는 安..새정치 구호 '의문'
 
안 전 교수가 박 시장에게 회동을 제안한 것은 야권의 후보 난립으로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황에서 노원병 재선거에 '박원순 효과'를 얻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 전 교수 자신이 대선에 나섰던 거물인데다 현직 서울시장과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는 인식을 이번 회동으로 노원병 유권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안 전 교수가 이번에 박 시장을 만난 행보가 새 정치를 하겠다고 거듭 천명한 그의 입과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당장 김지선 후보가 출마하는 진보정의당 천호선 최고위원은 18일 "서울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박 시장과 지역현안을 안고 노원병에 출마해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있는 후보가 만난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천 최고위원은 "실제로 언론에서도 선거법 시비가 일고 있다"면서 "이런 모습은 그다지 새 정치다운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재선거를 앞둔 유력한 후보가 중립의 의무가 있는 서울시장과 만나 세를 과시하는 것은 새 정치로 볼 수도 없으며,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안 전 교수가 측근인 송호창 의원을 통해 출마를 선언한 점, 송 의원의 기자회견 직전 노회찬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마치 양해를 구한 것처럼 보이게 한 점, 부산 영도가 아니라 노원병에 출마하는 점이 적절했냐는 논란이 된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민주당 측에서도 노원병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안 전 교수가 민주당 당원인 박 시장을 만난 것이 마뜩잖은 표정이다.
 
일단 박 시장은 "민주당 당원으로서 저는 당의 입장을 언제나 견지해야 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는 말로 안철수 신당 합류를 부인했지만, 노원병에 민주당 후보까지 나설 경우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안 전 교수가 박 시장과의 회동을 가진 것은 민주당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일 수도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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