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가에게 듣는다)`스마트금융`이 정답..혁신이 금융시장 바꾼다
①한준성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본부장 "스마트금융, 3년내 금융시장 재편"
2013-05-10 10:00:00 2013-05-10 11:04:33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은행들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은행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반면 수익 창출은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 맞서 은행들은 저마다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현 상황을 돌파해가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대형 시중은행 4곳의 주요 사업본부 본부장(부행장)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각 은행의 역점 사업과 위기 탈출 방법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한다. [편집자]
 
N뱅크, N머니, N미니, N월렛..이들의 공통점은? 정답은 '하나은행이 출시한 스마트금융 서비스'다. 
 
하나N 뱅크는 하나은행이 선보인 스마트뱅킹 서비스의 총칭이다. 스마트폰에 하나N 뱅크 앱을 설치하면 예금조회나 이체 같은 기본 서비스는 물론 대출, 현금출금도 할 수 있다. 그 안에 탑재 된 '뱅크북(bankbook)' 기능을 활용하면 기존 종이통장 없이도 통장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N 머니는 자산관리용 가계부 앱, 하나N 미니는 다국어 지원 스마트뱅킹 서비스, 하나N 월렛은 선불충전형 전자지갑 서비스로, 하나은행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끊임없이 고안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나N 월렛을 통해 국내에 거주하는 하나은행 고객이 해외에 있는 페이팔 계정 보유자에게 실시간 송금이 가능한 '글로벌 페이'서비스도 출시했다. 페이팔 계정만 입력하면 건당 1000달러까지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 스마트금융시장 선도.."세상의 변화에 금융 따라야"
 
스마트뱅킹 서비스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은행답게 하나은행은 현재 국내 스마트금융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금융 서비스를 낯설어 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거나 보안을 염려하는 고객들은 스마트뱅킹 이용조차 꺼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이 스마트금융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10일 하나은행 스마트금융의 최전선에서 전략을 총지휘하고 있는 한준성 신사업추진본부 본부장을 만나 스마트금융과 최근 은행의 위기상황에 대해 물었다.
 
한준성 본부장은 "세상의 변화에 금융이 따라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주에 미국 출장을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한 본부장은 샌디에이고 출장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매년 열리는 국제지급결제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샌디에이고에 갔는데 앞에 선 강연자가 전 세계에서 온 시니어 뱅커들에게 묻더군요. 한국의 하나은행을 아느냐고."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국제지급결제학회에서 뱅크 2.0의 저자 브렛 킹(Brett King)과 함께 포즈를 취한 한준성 본부장(사진 오른쪽)(사진제공=하나은행)
한 본부장은 당시 강연자인 `브렛 킹(Brett King)’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말을 이어갔다.
 
"그때 은행의 미래를 설명한 '뱅크 2.0’의 저자 브렛 킹이 강연을 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하나은행이 그간 스마트금융에 대해 해온 일을 소개하더군요. 하나은행을 가지고 케이스스터디를 하는 거였죠. 과거 200년동안 어디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한 본부장은 "하나은행의 스마트금융은 선순환 단계에 들어갔다"고 평가하며 "이미 세상이 (스마트금융 환경으로) 변하고 있는데 아직도 머뭇거리거나 이제 시작단계에 있는 은행들과 하나은행은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 본부장이 하나은행의 스마트금융 서비스에 대해 자신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항상 가장 먼저 시작하고 시장에서 뒤 따라 올 때면 이미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등 트렌드 변화에 앞서가며 끝없이 '혁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신사업추진본부를 중심으로 국내에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전부터 스마트뱅킹 서비스 개발을 시작,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된 바로 다음 날 스마트뱅킹 서비스를 내놨다.
 
◇스마트금융은 고객과 은행의 소통 창구중 하나..혁신의 실천
 
한 본부장은 "신사업추진본부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핵심가치는 `혁신`"이라며 "스마트금융은 혁신을 구현하는 한 가지 방법, 일종의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즉 소비자와 은행 모두를 이롭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혁신이라면 스마트금융이란 고객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은행과 소통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스마트뱅킹 또한 스마트폰을 통해 스마트금융을 구현하는 한 가지 방법이자 수단인 셈이다.
 
한 본부장은 "카드가 시장에 첫 선을 보였을 때 사람들은 카드의 쓰임새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63년이 지난 지금 소비자들은 카드를 자연스럽게 사용합니다. 현금과 외상만으로 거래하던 과거와 달리 카드의 탄생으로 여러 서비스와 상품이 생겼습니다. 그럼 앞으로 20년은 어떻게 될까요? 은행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한 본부장은 거침없이 머릿속의 생각을 풀어놨다.
 
"금융의 변화하는 흐름을 정확히 포착해 필요한 프로세스를 만든 비자와 마스터는 직접 영업하지 않고 수수료만으로 먹고 삽니다. 한국이 금융한류를 일으키려면 이런 것을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매일 순이자마진(NIM) 따지면서 살지 않아도 되도록 말이죠. 이게 바로 스마트금융의 요체입니다."
 
그는 모바일 결제를 예로 들어 부연설명을 이어갔다.
 
"모바일 결제를 하게 되면 카드 사용보다 5~6배 이상의 부가가치가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객이 상점에서 모바일카드로 체크인 하는 순간 은행은 고객의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고객이 상품을 고르고 결제하는 과정에서 은행은 고객들에게 여러 제안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물건을 사면 쌉니다, 지금 돈이 없으니 급전을 대출 받으세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한 본부장의 목소리가 커졌다.
 
"고객이 모바일 결제시 은행은 카드보다 더 정교하고 세분화된 고객 관리가 가능하게 됩니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고객입장에선 필요할 때 적절한 제안을 받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까 편리해지는 것이죠. 이것이 생활 속에서 은행과 고객이 커뮤니케이션하는 접점. 바로 ‘터치포인트’입니다. 은행은 터치포인트를 많이 가질수록 경쟁력이 커지는 거죠."
 
하나은행은 한발 앞서 스마트금융을 고민한 덕분에 새로운 스마트금융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조만간 스마트폰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 본부장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깔아 놓은 하나은행 스마트뱅킹 앱을 보여주며 이런저런 특징들을 설명했다.
 
"뱅크북이라는 앱이 있어요. 캐릭터가 나와서 대화하듯 거래 내역을 알려 주는데요, 앞으로는 고객에게 제안하는 서비스를 추가할 겁니다."
 
뱅크북은 종이통장처럼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이다. 거래내역 확인은 물론 자금을 이체할 수 있고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에서 출금도 가능하다. 게임은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결도 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고객이 뱅크북 앱에 접속해 은행 업무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잠시 후 상대 캐릭터가 대답을 하는 '지능형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서비스 구현을 위해 신사업추진본부는 행 내에서 가장 영업을 잘하는 여 과장도 영입했다. 영업의 달인인 만큼 그녀의 노하우를 토대로 각종 고객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구성해 뱅크북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 본부장은 앞으로 스마트폰 이외의 비대면 채널이 다양화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는 현재의 IT기술을 활용해 기존 방식보다 편리하고 고객에게 다가가기 좋은 방법을 고민합니다. 때문에 과거에는 그저 하나의 제품에 불과했던 자동차도 이제는 하나은행 서비스 제공을 위한 채널로 보고 있습니다. 소나타가 그저 차가 아니라 고객과 은행을 연결해주는 터치포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년내 금융시장 재편..다른 분야와 제휴, 재결합"
 
한 본부장은 스마트금융의 부상으로 향후 3년 이내에 금융시장 재편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은행은 스마트뱅킹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마트금융을 잘하는 순간 매출이 늘어날 겁니다. 앞으로 3년이면 승부가 날 거예요. 내년 6월까지는 시장 플레이어들이 제휴 관계를 해체, 재결합 할 것으로 봅니다. 이제 금융은 그 어떤 것과도 결합하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될 것입니다."
 
한 본부장은 최근에도 서로 다른 분야의 4개 회사가 찾아와 하나은행과 제휴를 제안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앞으로 고객의 개념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이 과거와 달라졌어요. 하나N월렛(전자지갑)과 같은 것을 통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하죠. 상대가 가입을 안해도 캐시넛(티머니 충전용 가상화폐)을 주고받을 수 있어요. 이 서비스가 출시된지 한 5~6개월 정도 지났는데 현재 사용자가 20만명 정도 됩니다."
 
그는 "이 중에는 하나은행 고객이 아닌 사람도 많다"며 "하나은행 계좌가 없어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계좌가 있어야만 고객인가요? 우리 서비스만 사용하면 다 고객입니다. 이제 고객의 개념이 변할 거예요. 우리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고객이 뭔가를 하고 있을 때 우리가 제안할 수 있고, 고객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우리는 고객과 한 몸이 되는 겁니다. 그 다음부터는 우리와 친구처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고 서비스할 수 있게 되죠."
 
마지막으로 그는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인터뷰를 한 마디로 정리했다.
 
"이 모든 걸 요약하면 결국 `혁신`이 금융시장을 바꿀 거라는 겁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