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업계 숙원 장기펀드 소득공제, 물건너가나?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펀드업계 숙원인 장기펀드 소득공제에 관한 논의가 국회 첫 관문인 조세소위원회에서 별다른 진전없이 끝난것으로 알려졌다.

 

장기펀드 소득공제는 자산총액의 4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장기적립식 펀드를 대상으로 10년간 연 납입액의 40%(연간 최대 240만원)를 공제해주는 것으로, 총 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와 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돼 연봉 4000만원인 회사원(소득세율 16.5%)이 매달 50만원씩 600만원을 장기주식펀드에 투자한다면, 연말정산 때 39만6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장기펀드 소득공제는 '관심밖 사안'

 

19일에서 21일까지 사흘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는 정부와 의원들, 여야간에 장기펀드 소득공제에 대한 대한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은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여야간 의견차가 있는 상황이고, 세제혜택을 준다는 측면에서 재형저축과 중복되는 문제로 반대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홍종학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장기펀드 소득공제를 현재의 안으로 추진할 수는 없다"며 "장기펀드를 펀드이동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보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야간의 의견차도 있지만, 장기펀드 소득공제에 대한 논의가 표류하는 것은 무엇보다 의원들의 '관심밖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장기펀드 소득공제는 중점법안으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며 "19일날 잠깐 논의가 됐었고, 20일과 21일에는 아무런 얘기조차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정부측에서도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장기펀드 세제혜택에 대한 논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가운데 24일 회의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지만 합의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장기펀드 소득공제 통과 간절

 

장기펀드 소득공제 대한 논의가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펀드 소득공제 시행에 대한 업계의 바람은 간절하다.

 

장기펀드 소득공제는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만 있는 재형저축펀드와는 달리 주식시황에 관계없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시중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안정적으로 유인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장기펀드 소득공제 법안 통과가 올들어 세번째 도전인만큼, 이번에는 꼭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 본부장은 "적립식 펀드를 통해 자금들이 쌓여서 시장을 탄탄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국회에 열심히 설득했고, 이번에 반드시 통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회 한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원 사건 등으로 정치적 현안이 산재해 장기펀드 소득공제에 관한 사안은 의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데다, 법안 자체가 저소득층에는 혜택이 없고 증권사 배만 불릴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10년동안 장기투자 할 수 있는 계층이 대부분 여유있는 계층이고, 수익률이 저조한 경우에도 계약을 해지하거나 펀드를 변경하기 어려워 혜택이 증권사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것.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장기펀드라는 개념은 2011년 논의됐던 학자금 펀드에서부터 나온것"이라며 "학자금 펀드에 대한 유인책으로 소득공제 얘기가 나왔는데, 당시 펀드이동과 일부금액 중도인출, 손실발생 계좌에 대한 보완 등이 논의된 걸로 보아 이번에도 일정부분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수감소 우려와 관련해서는 "새정부의 세수확보와 관련해 금융상품에 대한 비과세 축소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과세되는 보험상품의 경우 세수감소와 직결되지만 펀드는 주식매매를 통해 증권거래세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소득공제분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펀드는 재투자형식으로 한국기업들에 대해 10년동안 투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