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한류)①변화의 문턱에 선 수주 텃밭 '중동'
수주비중 감소, 공종다변화..투자개발형사업 참여 확대
2013-07-16 16:05:06 2013-07-16 16:08:18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이집트의 피라미드부터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까지..'그 나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세대를 아우르는 유명 건축물이다. 현존 세계 최고층 빌딩인 UAE 부르즈 칼리파 타워,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등 세계적 건물은 물론, 세계 각국의 교량에서 도로까지 우리나라 시공사들의 기술로 탄생한 랜드마크들이 늘어나고 있다. 역사 남을 상징물들이 우리 기업의 손을 거쳐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건설은 이제 단순한 건설기술 수출을 넘어 IT와 인력, 문화를 복합적으로 수출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보다 내실있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해외건설의 악재인 '저가수주' '출혈경쟁' 등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 수주지역은 물론 신흥시장까지 해외수주 트렌드를 살펴보고, 한걸음 더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
 
◇쌍용건설이 시공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호텔.(사진제공=해외건설협회)
 
해마다 해외건설 수주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목표액인 700억달러 달성이 머지않아 보인다.
 
2000년대 초중반 연 100억달러 미만이던 해외 수주는 2007년 400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010년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 수주라는 쾌거를 이루면서 715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이후로도 매년 600억달러 안팎의 수주액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이라 불리는 중동지역은 플랜트 위주에서 벗어난 공종 다변화 전략을 펴오면서 최근 수주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해외건설 공종별 비중.(자료제공=해외건설협회)
 
◇"플랜트에서 건축·토목까지"..공종 확대
 
중동은 국내 건설사들의 전통적인 수주 텃밭이다. 이 지역 국가들이 발주하는 석유산업 관련 주요 플랜트 공사들을 국내 업체들이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 해마다 중동지역은 해외 전체 수주액 비중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해외건설 총 누계 수주액은 5756억9500만달러로, 이 가운데 중동지역 수주 총액은 3348억2600만달러에 달하면서 절반 가량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국내 업체의 중동지역 수주는 368억7200만달러 달러를 기록, 전체 수주액(648억8000만달러)의 56.8%를 차지하며, 여전히 주력시장임을 과시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지난해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전체 조감도.(사진제공=한화건설)
 
최근에는 대형 플랜트 공사 외에 건축과 토목 공사 수주가 증가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중동지역에서의 플랜트 수주는 지난 2011년 252억500만달러로 중동지역 수주액(295억4000만달러)의 85.3%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220억700만달러를 기록하며 중동지역 수주의 59.6%로 비중이 줄었다.
 
반면 건축은 2011년 12억3100만달러로 4.1%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한화건설이 국내 해외건설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달러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을 수주하면서 87억700만달러를 기록, 23.6%로 비중이 껑충 뛰었다.
 
토목 역시 2011년 24억3000만달러로 8.2%에서 지난해 49억3400만달러를 달성해 13.3%로 비중이 증가했다. 올해에는 카타르에서 도하 도심 메트로 프로젝트를 국내 업체들이 약 30억달러 가까운 금액에 수주하면서 중동시장에서의 토목 비중은 올 상반기에만 34.6%로 급증했다.
 
◇'제살깍기'식 수주, 이제 그만..수익성 개선 시급
 
하지만 중동 지역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우리 업체들 간의 출혈경쟁도 문제인데다, 이를 간파한 중동 발주처의 단가 후려치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 2위와 4위를 기록했던 삼성엔지니어링(028050)GS건설(006360)이 올 1분기 실적쇼크를 보이자, 업계에서는 그동안의 저가 수주로 "곪았던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GS건설이 수주한 UAE 루와이스 정유시설 프로젝트 현장 모습.(사진제공=해외건설협회)
 
실제로 실적 쇼크의 원인이 대부분 중동인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적인 실적쌓기 보다  내실을 다지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GS건설(006360)이 4000억원의 대규모 손해를 본 UAE 루와이스 정유시설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다. 이 프로젝트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SK건설, 대우건설(047040) 등이 참여하고 있어 향후 이들 기업 역시 저가 수주에 대한 실적 부담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허경신 해외건설협회 지역2(중동)실장은 "해외수주의 수익성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최근 우리 업체들이 과거보다 수익성 위주의 수주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단순 도급 공사에만 몰려 있었다면 최근에는 고부가가치인 투자개발형 사업 참여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허 실장은 "중동지역의 발주처 역시 시공업체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민간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는 추세"라며 "우리 업체들이 중동 지역에서 직접 투자하고 건설, 운영까지 맡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투자개발형 사업에 관심이 많아 이를 대비해 연구·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동 내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신흥시장)이라 할 수 있는 이라크와 리비아 등의 지역에 대한 진출노력을 계속하는 한편, 사업성 평가와 원가관리·리스크관리·설계변경 등 전체적인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능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어 향후 중동지역에서의 일정한 시장점유율 유지 역시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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