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정부여당과 야권이 설화(舌禍) 공방에 한창이다. "귀태" 논란으로 촉발된 입씨름은 어느새 정권의 정통성 신경전으로 옮겨 붙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은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당신'은 상대방이 없을 때 높여서 부르는 말이지 막말이 아니다"고 적었다.
이는 "국정원과 정말로 단절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드시라. 그래야 당신(박근혜 대통령)의 정통성이 유지가 된다"는 이 상임고문의 발언에 청와대가 발끈하고 나서자 다시 한 번 맞불을 놓은 것.
이 상임고문은 작심한 듯 "박정희가 누구고 누구한테 죽었나. 박씨 집안은 안기부, 정보부와 그렇게 인연이 질긴가", "자꾸 (국가정보원을) 비호하고 거짓말을 하면 오히려 갈수록 당선무효 주장 세력이 늘어난다" 등의 말로 박 대통령을 압박해 세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귀태" 발언 때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이 수석은 "정말 더 이상은 국정원 사건을 박 대통령에 연관시켜 국기를 흔드는 일은 멈춰라"고 경고했다.
이 수석은 이 상임고문의 발언을 겨냥, ""민주당 지도부가 함께 참여한 행사에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당신' 운운하고, 대선 무효 운운하면서 협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것이 정권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것이라 보는 모습이다. 이 수석은 "이렇게 대통령을 무자비하게 깎아내리고 정통성을 부인하는 언동을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은 "민주당은 이제 분명하게 대선에 대해 불복하면 불복한다고 이야기를 하라"면서 "개별적으로 모임에 가서 얘기하지 말고 대선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박근혜 정부와 친노 핵심으로 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이 상임고문이 막말·국정원 대선 개입 정국에서 정면으로 충돌한 셈이다.
새누리당도 민주당의 최근 발언들을 막말로 규정하며 청와대와 입장을 같이 했다.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막말행진이 대선불복 시나리오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의 "귀태"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대선 불복 및 정권 정통성 흔들기"라는 반응을 보인 이후 민주당의 후속 강경 발언에 정부여당이 연이어 민감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분간 난타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같은 전개가 김현·진선미 의원 제척 문제로 표류하고 있는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향후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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