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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SPA 맞짱)①의류시장 양극화..프레스티지 잡아라!
2013-08-20 17:22:40 2013-08-20 17:26:03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자라, 유니클로, H&M 등으로 대표되는 해외 SPA 돌풍에 국내 패션업계가 잠식 당하고 있다. SPA는 유통업체가 상품을 직접 기획, 제조, 유통까지 포괄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가격에 빠른 상품 회전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SPA가 몰고 온 역풍에 몇몇 패션업체는 실적이 반토막 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국내 패션시장 환경을 대변한다. 업체들은 일부 브랜드사업 철수를 선언하는 등 위기극복을 위한 전략수립에 분주한 모습이다. 어려움에 내몰린 국내 패션시장이 어떤 방법으로 SPA 돌풍에 대응하고 있는지, 현 주소와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
 
국내 패션업계는 그야말로 글로벌 SPA브랜드 전성시대다. 지난 5년간 연평균 5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하며 무서운 속도로 국내 의류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폭발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여기엔 주목할 것이 있다. SPA 열풍 속에서도 브랜드파워가 강한 고가 제품의 매출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저렴하고 빠른 상품 회전을 장점으로 하는 SPA에 대적할 수 있는 키워드로 내세운 '차별화', '고급화' 전략이 통한셈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은 비싸지만 소비자군이 다르고 고객 사이에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제품들은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의류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고 있다.
 
◇SPA브랜드 해외파가 대세..자라·유니클로·H&M '독식'
 
국내 패션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SPA 시장의 성장속도는 가파른 수직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08년 1조원대에도 못 미치던 시장 규모는 내년 3조원대로 수직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거침없는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국내 매출 상위 3개 업체는 일본의 유니클로, 스페인의 자라, 스웨덴의 H&M 등 모두 외국계 기업이다. 지난해 이들 SPA 3사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무려 40%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국내 패션시장이 역신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만 한 성장이다.
 
국내 패션업체들도 틈새를 공략하기 위해 자체 SPA브랜드를 내놓았지만 아직 상위 선점업체와 견주기에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SPA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는 지속되면서 시장의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며 "이미 해외 유명브랜드가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자주로 나선 국내 토종 업체들이 기반을 다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 이라고 말했다.
 
◇SPA 열풍에 살아남는 법?..'프레스티지' 가 '정답'
 
SPA브랜드에 기세에 눌린 국내 패션업체들이 차별화로 꺼내든 카드는 '럭셔리'. 중저가, 패스트패션으로 대표되는 SPA브랜드와 상반된 개념인 브랜드파워가 있는 프레스티지 제품군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합리적인 소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프리스티지 브랜드 라인을 확대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전통 명품에서 벗어나, 명품의 감성은 살리되 가격은 다소 합리적인 수입 컨템포러리(준명품 수준) 제품으로 이동하며 고가의 의류소비 역시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대부분의 국내 패션 업체들이 역신장하는 상황에서도 브랜드파워가 확실한 프레스티지급 고가 브랜드들은 성장을 지속해 나가는 저력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합리적인 소비패턴이 자리를 잡으면서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의류 구매 단가를 낮추어가고 있지만, 브랜드파워가 확실한 제품에 있어서는 제 값을 치루고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며 "브랜드파워가 막강한 브랜드들을 SPA의 열풍속에서도 기존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고 말했다.
 
◇한섬·신세계인터 '수입 브랜드' 론칭 총력전
 
국내 프리스티지급 라인의 선두주자는 단연 한섬(020000)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국내 업체 중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 전개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롬아치, 몽클레어와 같은 고가 브랜드의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크롬아치는 지난해 100억원대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150억까지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몽클레어 역시 올해 500억원대까지 성장을 목표로 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전개된 신규브랜드 '아크네’, '살로몬' 역시 론칭 초기부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올해 안에 추가 수입브랜드 론칭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한섬의 경우, 현대홈쇼핑(057050)으로 피인수된 이후 '주씨꾸뛰르', '올라카일리' 를 양도받으면서 수입브랜드 비중을 확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섬은 이후 올 상반기 '엘리자베스제임스', '히스테릭글래머', '일레븐티' 를 론칭했고 올 하반기에도 '이로' 를 비롯해 2~3개 브랜드를 추가로 선보여 상품 구성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스위스 브랜드 '발리' 론칭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명품의류 성장률은 소비심리가 둔화된 작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 라며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구매를 원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치 추구를 위해 컨템포러리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컨템포러리 라인은 SPA와는 차별화된 하나의 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며 "각 업체들마다 경쟁력있는 수입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한 물 밑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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