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박' 현대로템, 외국인 몰아주기 배정 '논란'
외국인, 상장 첫날 배정물량 60% 팔아.."국내기관 홀대"
2013-10-31 10:46:23 2013-10-31 11:07:22
[뉴스토마토 정경진·서유미기자]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68%나 급등한 현대로템(064350)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잔치상이 돼 버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최대 기업공개(IPO)로 주목받은 현대로템은 그만큼 투자수요도 많았지만, 공모주 배정 과정에서 외국인 배정물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소외받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31일 공동 대표주관사인 대우증권(006800)우리투자증권(005940)에 따르면 공모가 2만3000원 기준으로 현대로템의 전체 공모금액은 6220억원이다.
 
이 중에서 우리사주(20%)와 일반공모(20%)를 제외한 60%가 기관투자자 몫이다.
 
외국인과 연기금 등으로 구성된 국내 기관은 기관투자자 배정물량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 45%가 외국인 몫으로 돌아갔다. 외국인 배정물량이 많은 것은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주관사 측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같은 의도와 달리 대규모 공모물량을 배정받은 외국인이 상장 첫날부터 대거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현대로템 주식을 437만주 순매도했다. 외국인 배정 물량의 60% 이상을 하루만에 쏟아낸 것이다. 특히 현대로템 공동 주관사 중 한 곳인 메릴린치 창구에서 75만주 이상의 매도물량이 나왔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경우 연기금 매수규모가 103주에 달하는 등 전체적으로 299만주를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 역시 127만주를 사들이면서 기관과 함께 현대로템 주가 상승에 베팅했다.
 
향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회사의 증권시장 상장이 외국인들의 배만 불려주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유망 종목에 투자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글로벌 철도시장에서 입지를 쌓은 대표적인 기간산업체인데 외국인들의 한탕 먹잇감이 된 것 같다"며 "기관의 상장 첫날 평균 매수가격은 3만5600원으로 공모가에 비해 1만2600원이나 높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관사 측은 현대로템의 경우 외국인 배정물량이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200억~300억원 규모 IPO를 제외한 5000억원 이상 대형 공모주의 경우 외국인 배분 물량은 현대로템의 경우와 비슷하다"며 "이번에는 규모가 컸기 때문에 외국인의 관심도 많았다"고 말했다.
 
대형 IPO에서 외국인 배정물량을 높이는 것이 흥행을 위한 업계 관행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들은 IPO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참여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경향이 많다"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 IPO에서 기관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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