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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닥친 외국계銀..고개든 '탈한국' 우려
2013-11-18 18:02:54 2013-11-19 09:53:38
[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저성장·저금리 환경 속에서 수익성 악화로 외국계 은행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탈한국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포화에 이른 국내은행 환경에서 토종은행과의 경쟁이 녹록치 않은데다 경영실적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외국계 은행의 한국 사업 축소 움직임이 일고 있는 탓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한국 내 지점망을 중장기적으로 25% 줄이기로 했다. 최대 100개 점포 문을 닫아 250여개만 남긴다는 방침이다. SC은행의 모회사인 SC금융지주 역시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 매각을 추진하면서 한국시장에 대한 비중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씨티은행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저금리 상황이 오랫동안 이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부터 씨티은행은 차근차근 몸집 줄이기 작업을 이어왔다. 올 상반기 15개 지점 폐쇄에 이어 3분기까지 총 22개 지점이 문을 닫았다. 씨티금융지주도 1200여명의 모집인을 보유한 대출판매 전문자회사인 씨티금융판매서비스(CFSK)를 청산하고 해당 사업을 은행과 통합키로 했다.
 
HSBC는 앞서 국내 11개 지점 가운데 기업금융지점 1곳만을 국내에 남겨두고 국내 모든 소매금융 영업점에서 손을 떼기로 한 상태다.
 
외국계 은행의 이 같은 몸집 축소 움직임은 국내 시장에서의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 기반이 약화되고 외국계 은행만의 외화조달 강점마저 희석되면서 향후 업황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SC은행은 지난 3분기 2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0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줄었다. 총자산도 62조376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13% 줄어들었다.
 
씨티은행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도 27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반토막난 성적이다. 총자산도 전년동기 대비 12.3% 감소해 54조4498억원을 기록했다.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최근 실적 발표후 "3분기 실적은 어려운 국내은행의 영업환경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러한 여건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외화조달비용 차이가 줄고 있어 예전과 달리 경쟁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외국계 은행 영업기반이 국내은행에 비해 현저히 약하고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사업규모가 계속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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