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찌꺼기, 버리는 비닐이라구요? "다 돈입니다"
2013-11-19 09:57:29 2013-11-19 10:01:22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먹다 남은 음식으로 전기를 만들고 다 쓴 비닐에서 경유를 생산할 수 있다면? 쓰레기를 자원으로 바꾼다는 생각이 상상만은 아니게 됐다. 최근 부산에 국내 최초의 폐기물 발전소가 준공되는 등 폐기물 에너지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19일 산업부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폐기물 에너지화에 발벗고 나서는 모양새다. 환경오염이 큰 화석연료나 개발비용이 비싼 태양광이나 풍력 등보다 주위에서 쉽게 보이는 쓰레기를 활용하면 환경보호와 비용절감 등에서 일석이조인 셈이다.
 
대표적 사례는 지난 15일 부산광역시 강서구 생곡동 일대에 들어선 폐기물 발전소다. 정부와 부산시, 민간이 약 2400억원을 공동 투자한 이곳은 매립가스 발전시설과 폐비닐 유화시설을 비롯 자원 재활용센터와 하수슬러지 육상처리시설 등 6개 시설을 갖췄다.
 
◇부산광역시가 지난 15일 준공한 부산시 강서구 생곡동 폐기물 발전소 조감도(사진=부산광역시)
 
부산시 환경녹지국 관계자는 "발전소는 일평균 900톤의 폐기물을 처리해 2만5000㎾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며 "전력 판매액과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선별한 고철을 팔아 얻는 매출 등으로 연간 450억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남 양산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071320)는 폐기물을 소각할 때 나오는 폐열을 에너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010년 준공된 양산시 폐기물 처리시설은 연간 2만톤의 쓰레기를 소각해 얻은 폐열을 난방용 에너지로 공급 중이다. 수도권매립지자원공사도 내년 말까지 폐열 처리시설을 완비하고 2015년부터 수도권에 폐열 난방을 공급할 계획이다.
 
폐기물은 재활용을 통한 수익 창출 효과도 있다. 산업부와 대구시는 최근 폐원단을 섬유제품으로 재생하는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폐원단을 의류용 섬유소재, 봉제완구 등으로 재활용하면 연간 약 35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폐기물이 '돈 되는 자원'이라는 인식이 커지자 정부도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 '폐기물 에너지 기술개발 로드맵'을 발표해 폐기물 에너지화에 힘을 보탰고 올해도 '자원순환정책포럼'을 열어 폐기물 활용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폐기물 재활용 제품에 대한 품질표준을 제정하는 등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섰다.
 
이에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관계자는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폐기물 에너지 보급량은 266만TOE지만 미국은 890만TOE, 독일은 641만TOE"라며 "선진국은 폐기물 에너지화에 대해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성과도 급증세기 때문에 우리도 정부가 폐기물 활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기물을 에너지로 활용한 사례(사진=산업통상자원부)
 
그러나 폐기물을 본격적으로 에너지화하는데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폐기물 발전소가 유독가스를 내뿜고 지하수를 더럽힌다는 등 부정적 인식이 강해서다. 실제로 전남 나주시와 경기도 화성시는 폐기물 발전소 건립을 두고 정부와 주민이 갈등 중이다.
 
폐기물 활용과 관련 환경부가 추진하는 자원순환촉진법에 대한 산업계 반발도 문제다.
 
환경부는 법을 통해 기업별 폐기물 배출량을 정하고 이를 초과한 기업에 부담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부담금 규제는 기업에 부담을 주고 폐기물을 주로 배출하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낮출 수 있다"며 우려했다
 
산업부도 업계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산업부 관계자는 "어차피 폐기물 제로화가 불가능하다면 규제보다 쓰레기를 최대한 자원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환경부 관계자는 "쓰레기를 가급적 줄이도록 노력하고 어쩔 수 없이 나오는 폐기물만 에너지화해야 한다"며 "자원순환촉진법은 산업계가 자발적으로 폐기물을 줄이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길게 보면 경영 합리화를 이끌 수 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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