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분석)美은행주 실적에 쏠린 눈..증시 향방 가른다
실적 개선 점쳐지는 가운데 법적비용이 변수
2014-01-14 16:23:22 2014-01-14 16:27:23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올해 첫 어닝시즌에 돌입한 뉴욕증시가 실적 부담감에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형 은행들의 실적발표가 뉴욕증시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JP모건과 웰스파고가 한국시간으로 14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이어 오는 15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6일에는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이, 17일에는 모건스탠리가 실적을 발표한다.
 
◇엇갈린 실적전망..실적 개선VS법적비용 손실불가피
 
대형은행들의 4분기 실적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은행의 전반적인 실적이 개선되고는 있다는 주장과 대규모 법적 비용 등이 발생하면서 순익이 개선되기는 힘들 다는 전망이 함께 제시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널리스트 추산치를 인용해 미국 대형은행 6곳이 지난해 730억달러의 순익을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전년보다 22% 증가한 액수로 금융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4분기 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가 차츰 회복되면서 비용절감과 대손충당금 방출(reserve release) 등의 처방이 효과를 발휘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즈(FT)는 월가 은행 5곳중 4곳은 지난해 4분기 수익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마진 채권거래가 줄어든데다 금리조작과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부실판매 등에 따른 법적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한해동안 230억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법적 비용을 지출한 JP모건은 4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22.7% 감소한 51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BoA도 법적 문제 때문에 같은기간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3% 감소한 31억달러로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고, 골드만삭스의 순이익은 25% 줄어든 21억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됐다.
 
제이슨 골드버그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법적 비용이 은행들의 2013년도 순익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법적 비용이 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만 은행들이 올해 발생할 부담을 덜기 위해 미리 지난해 연말 법적 비용 등을 충당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은행 올해 실적전망 '기대 반 우려 반'
 
월가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뿐만 아니라 올해 전망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기대 반 우려 반의 평가를 내놓고 있다.
 
우선 연준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행과 볼커룰 결의안 통과 등으로 앞으로 고마진 채권거래가 힘들어지며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찰리 피보디 포테일즈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으로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채권시장은 계속 활기를 되찾지 못할 것이고 모기지시장도 올해 중반까지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은행들의 실적성장이 이어진다 해도 비용절감 등으로 인한 단기 실적 개선에 불과하고, 향후 모기지시장 침체 가능성 같은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실적이 언제든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만 올해에는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은행들의 먹거리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브래드 힌츠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기업금융 업무에서 2014년부터는 전형적인 경기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이 인수합병 및 자본시장 활동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주 주가 이미 급등.."지속 힘들어"
 
실적발표를 앞두고 대형 은행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WSJ은 "일부 투자자들이 금리가 올라 순이자마진이 개선되는 등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낙관심리가 커지면서 지난해 금융주는 33%나 급등했다"고 전했다.
 
이는 20여년만에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로 S&P500지수의 상승률을 앞지르는 수치였다.
 
하지만, 은행들의 올해 실적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주가의 상승행진도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은행 애널리스트 폴 밀러는 "대출성장률이 낮은 수준에 맴도는 한 은행주들의 상승이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순익에 대한 압박도 여전한 상태며 모기지대출 관련 부문도 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로이터통신)
특히,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오거나 은행 경영진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을 경우 은행주들의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의 실적 발표 결과는 개별 종목의 주가 흐름 뿐만 아니라 미 증시의 움직임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은행의 실적은 경기순환주기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경제 상황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케니 폴카리 오닐증권 디렉터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주에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주요 대형 은행의 실적에 따라 앞으로 상황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 비용 우려 속에서도 은행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어 증시 전망은 어둡지만은 않다.
 
필립 J. 올란도 페더레이트 인베스터즈 수석스트래지스트는 "아직 기업의 실적발표가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은행들이 얼마나 좋은 혹은 얼마나 형편없는 성적을 거뒀을지에서 방향성을 찾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깜짝 결과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얼람 알파리 애널리스트도 "지난 분기에도 봤듯이 은행 부문은 이번 어닝시즌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는 부문이 될 것"이라며 "어닝시즌이 산뜻한 출발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