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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위기극복 카드는 '가스'
2014-01-17 17:59:01 2014-01-17 18:02:45
◇화학산업단지 전경(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올해 경영환경은 위기 그 자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경영환경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화학 업계의 올해 주된 화두는 '위기 극복'으로 모아진다. 경영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위기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절박함이 내포됐다.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석유화학 제품의 확대와 더불어 석탄화학에 기초한 제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로 비화되고 있다.
 
이에 각 업체들은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으로 가스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은 현재 셰일가스 합작사를 물색 중이다.
 
셰일가스는 모래와 진흙이 퇴적돼 형성된 셰일층에 함유된 가스다. 셰일가스를 이용해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 경우 나프타 기반 제품 대비 생산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최근 국내외 석유화학 업체들의 주목도가 더해졌다. 그간 추출이 어렵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미국이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석유 기반 화학업체들은 바짝 긴장하는 태세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셰일가스 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사를 물색 중에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셰일가스 시장 진출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지난 14일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나 "셰일가스 사업을 위한 합작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범용이 주력인 탓에 그간 업계 내에서 경기 민감도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값싼 셰일가스 도입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로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상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케미칼 역시 올 한해 주요 원료 산지에 거점을 구축하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지난해부터 북미 지역에서 셰일가스전을 보유한 기업과 에탄분해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국내 유화업체 가운데 셰일가스 공장 설립에 직접 나선 것은 한화케미칼이 처음이다.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은 "북미 셰일가스 사업에 대한 결론이 올 1분기 안에는 날 것"이라면서 조만간 구체화된 사업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이와 함께 지난달 모그룹의 신도시 건설로 인연을 맺은 이라크 정부와 현지에 에탄가스를 활용한 에틸렌 생산설비(크래킹 센터)와 석유화학 제품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투자 사업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라크 남부지역에 약 40억달러(한화 4조2360억원)를 들여 100만톤 규모의 에탄·천연가솔린 분해시설과 이를 기반으로 폴리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대규모 플랜트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LG화학은 카자흐스탄 국영 석유화학 회사인 UCC와 현지 민간기업인 SAT와 함께 4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텡기즈 유전 인근에 위치한 아티라우 특구 내 385만㎡ 부지에 석유화학 단지를 조성키로 한 것.
 
올 하반기부터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16년 하반기부터 에틸렌 84만톤, 폴리에틸렌 80만톤을 상업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14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LG화학은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각 업체들이 대내외 경기침체 속에서도 해외 투자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자구책의 일환이다. 원유에 기반한 나프타로는 셰일가스와의 직접 경쟁이 어렵다고 보고, 원료를 다변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를 원료로 한 석유화학 제품으로는 셰일가스와 직접 경쟁을 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나프타 기반 제품의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로 셰일가스 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등 원료 다변화 정책이 업계의 대세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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