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NC 향한 울산시의 구애 공세 '불붙었다'
2014-01-22 19:12:52 2014-01-22 19:16:49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예상대로였다. 그렇지만 시장이 직접 나서 NC의 유치 의사를 밝혔다는 사항에서는 많은 시사점을 주는 회견이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22일 울산시청서 개최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일부 시의원을 통해 나온 'NC다이노스의 울산 유치'와 관련된 울산시 차원의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의 이날 입장 발표는 울산야구협회와 울산야구연합회 등이 지난 20일 시의회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고 "울산의 야구장 건립에 맞춰 프로야구단을 유치해야 한다"며 "박맹우 시장에게 프로야구단 유치를 위한 울산시의 공식 생각을 밝혀 달라"고 촉구한데 따른 것이다.
 
박 시장의 회견 요지는 "아직까지 '제3자' 울산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 내부 갈등에 관여할 입장이 아니다. 다만 창원시와 NC가 결렬할 경우, 울산시가 NC를 유치할 것"으로 요약된다.
 
◇창원시와 NC를 위시한 야구계가 야구장 입지 때문에 갈등이 적잖다. 사진은 야구장 건립 예정지로 창원시가 꼽은 창원시 진해구 옛 육군대학 터. (사진제공=창원시)
 
◇이날 울산시 기자회견의 의미는
 
회견을 통해 박맹우 시장은 "NC가 시에 공식적으로 유치 의사를 타진한 적은 없었다"면서 "(NC의) 유치 문제에 대한 거론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으며 창원시와의 기관간 예의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곧바로 "만약 NC와 경남 창원시 사이에 야구장 건립에 따른 협의가 정리되지 않아 NC에서 신규 연고지를 희망할 경우 울산시는 적극적이고 범시민적인 유치작업을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주목할 점은 적지 않다. 광역지자체 수장이 체육 안건을 가지고 직접 회견에 나온 것도, 전날 저녁 늦은 시간에 기자간담회 일정을 확정해 다음날 오전 긴급히 발표한 것도, 모두 흔치 않은 모습이다.
 
또한 NC의 유치를 지금 꾀하는 것은 (시기나 도의적인 측면에서는 적절하지 않기에) 아직 어렵지만 여건이 된다면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여지를 남긴 점도 의미가 크다. 전국 최초로 NC 유치를 공개 선언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울산시가 '기선 제압'을 꾀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최근 신축 창원야구장 입지 선정 문제로 경남 창원시와 NC의 갈등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몇몇 지방자치단체는 NC를 향해 구애를 펼치려 해 왔다. 울산시는 이번 회견을 통해 한발 앞서 나간 셈이다.
 
◇울산시가 시장이 직접 나온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NC가 끝내 창원을 떠난다면 유치할 것이란 의사를 밝혔다. 다음은 오는 3월 개장할 울산야구장. (사진=이준혁 기자)
 
◇울산에는 프로야구단 유치를 위한 마지막 기회
 
울산은 프로야구단 유치에 좋은 조건을 갖춘 대도시다. 인구 100만명이 넘는 광역시로 시장이 크며 3월 준공 예정인 야구장이 있다. 17개 광역지자체 중 평균소득이 전국 1위로서 지역의 재정도 넉넉하고 여가에 대한 욕구도 강렬하다.
 
광역시인 만큼, 도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창원시와는 조건이 다르다.
  
현재 한국의 프로야구팀은 10개다. 올해 퓨처스(2군)를 통해 첫 진입할 KT위즈 이후 11구단이 출범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다.
 
인구대비 시장성 측면에서 통일이 되지 않는한 11구단 창설은 때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유치는 연고지 이전을 통해서만 가능한 상황이다.
 
울산의 입장에선 NC가 창원시와 갈등 끝에 새로운 연고지를 찾는 상황만이 야구단을 유치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길이다.
  
◇NC가 내년에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계속 홈경기를 할지 야구계와 많은 야구팬이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마산야구장. (사진제공=NC다이노스)
 
◇울산시 외에도 NC 유치 노리는 지자체 많다
 
울산시 이외에도 NC 유치에 대해 관심을 가진 지방자치단체는 적지 않다.
 
 
하지만 울산시가 한발 앞서나가자 일부 지자체에선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적 있는 한 도시의 공무원은 "사실 야구장이 있는데 놀고 있는 것보다 언제든지 쓰는 팀이 있으면 야구장 사용률도 높아지고 시민들이 여가를 보내는 데도 좋다"면서 "아직 NC에서 공식적인 요청 사항이 들어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만약 NC에서 요청이 오게 된다면 우리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한 지자체 고위 공무원은 "울산시의 오늘 기자회견 소식을 들었다"면서 "NC에서 창원시를 나가느냐 마느냐가 우선이라 아직은 조용하지만, (나가는 쪽으로) 확정되면 우리도 발빠르게 대책을 세울 것이다. NC는 '검증된' 좋은 구단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창원시와 NC의 갈등은 오히려 NC의 값어치를 끌어올렸다.
 
NC가 어느 도시를 홈구장으로 삼게 될까. 많은 야구팬의 궁금증이 커져가고 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