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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제조업으로 보는 경기모멘텀..美·中'한파'vs.유럽'봄날'
美 ·中 제조업 지표 부진..글로벌 경제성장 '의문'
유럽 경기, 세계 경제 성장세 지지 기대
2014-02-04 15:19:55 2014-02-04 17:15:27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 중국에 이어 미국 제조업 지표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비교적 잘 나가던 미국 제조업 지표가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글로벌 경제 전망에 찬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폴 젬스키는 "세계 전반적으로 제조업 지표가 매우 부진해 좋은 소식을 듣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간 부진했던 유로존 제조업 경기는 회복 양상을 띄며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美·中 제조업 지표 '찬바람'..유럽 홀로 장밋빛
 
3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3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56.5와 사전 전망치 56을 모두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세부항목별로는 신규주문지수가 51.2로 전월보다 13.2포인트나 급락했고, 고용지수도 3.5포인트 밀린 52.3에 머물러 큰 실망감을 줬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만 주춤한 것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HSBC가 집계한 중국의 1월 제조업 PMI 확정치도 49.5로 6개월 만에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선 밑으로 떨어졌다.
 
아울러 지난 주말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 PMI 역시 50.5를 기록해 2개월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낸 것으로, 중국 성장 둔화 전망을 뒷받침했다.
 
◇미국·중국 제조업 지표 추이(자료=뉴스토마토)
 
반면 유로존 제조업 경기는 홀로 청신호를 띄고 있다. 마르키트가 집계한 유로존 1월 제조업 PMI가 전달보다 1.3포인트 오른 54를 달성해 무려 3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이 기간 영국의 제조업 PMI도 56.7로 10개월 연속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선을 웃돈 것으로 확인됐다.
 
◇美제조업, 한파에 타격..中도 계절적 요인?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동반 악화된 것은 공장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경우 기록적인 한파로 원자재 수송이 지연되고 일부 공장들의 조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상 악화로 제조업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며 "원자재 수송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추운 날씨와 함께 미국 내 수요 역시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ISM 지표 중 신규주문지수의 하락폭은 지난 1980년 12월 이후 33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판매량도 큰 감소세를 나타내며 수요가 바짝 움츠러들었다는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의 자동차 판매량은 12% 급감했고, 포드는 7.1%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폴 젬스키 ING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혹한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 제조업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에서도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를 앞두고 제조업체 근로자들이 서둘러 귀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 국가통계국의 제조업 지표 중 생산지수는 0.9포인트 떨어졌고, 이와 함께 신규주문지수도 1.1포인트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역사적으로 춘제 이전에 중국 제조업 활동이 둔해진다"며 "이는 공장들이 장기간 문을 닫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제조업 PMI 둔화를 계절적 요인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중국 경기 펀더멘털이 이미 크게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BoA메릴린치는 "중국의 다른 경제 지표들도 이미 악화되는 정황이 포착된다"며 "제조업 지표 부진을 춘제 요인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중국의 산업생산·소매판매 증가세는 모두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서비스업 PMI도 석 달째 내리막 길을 걸었다.
 
◇G2 경제 '흔들'..유럽 급부상
 
세계 경제의 양대축인 G2(미국·중국)의 제조업이 흔들리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부문 둔화는 글로벌 성장세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경제가 회복기의 일시적인 침체를 의미하는 '소프트패치' 국면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는 연율 기준으로 3.2%를 기록했다. 이는 비교적 견고한 회복세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직전 분기 확정치의 4.1%보다는 둔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파이낸셜 스트래지스트는 "오는 7일에 공개되는 미국의 고용지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이 지표의 결과에 따라 미국 경제가 소프트패치에 들어섰는지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 부채와 그림자 금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용 억제에 나서고 있어 향후 급격한 경기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가 오는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 역시 힘을 얻고 있다.
 
리우리강 ANZ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더 이상 과거의 같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정부 목표치로 예상되는 7%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안 셰퍼슨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 악화는 미국 제조업의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 침체가 지속됐던 유럽 경기는 활기를 되찾으며 세계 경제 성장세를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필립 쇼 인베스테크 애널리스트는 "지난 몇 년간 가장 불안한 지역은 유럽이였다"며 "하지만 최근 PMI 지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제 유럽 경제는 다시 회복 궤도에 올라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 경제는 두드러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독일 민간연구소 GfK가 집계한 2월 소비자신뢰지수도 8.2로 지난 2007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만큼 그간의 유로존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독일 소비자들의 경제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견고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공존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에 비해 0.1%포인트 높인 3.7%로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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