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6곳, 올해 국내증시 입성 노린다
6개 기업 상장심사 청구 준비중
토종 미국계·유럽계 기업도 다수 포함
거래소 상장유치부 신설..적극적 움직임
2014-02-07 18:23:23 2014-02-07 18:27:11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올해 안에 최대 6개의 외국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현재 주관사와 접촉하며 연내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다. 최근 몇년간 국내시장에서 외국기업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였기 때문에 올해는 시장 분위기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장심사 청구를 준비중인 기업은 PSI·패스트퓨처브랜즈(FFB)·콘텐트미디어(ContentMedia)·엠비즈글로벌(M-biz)·필리핀BXT·동인당 등 6곳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연내 코스닥 상장심사 청구를 목표로 유진투자증권(PSI), 한국투자증권(패스트퓨처브랜즈), 신한금융투자(콘텐트미디어), 키움증권(엠비즈글로벌), 삼성증권(필리핀BXT), 우리투자증권(동인당)과 각각 주관계약을 체결했거나 추진중에 있다.
 
주관계약을 최종 체결한 곳은 패스트퓨처브랜드, 엠비즈글로벌, 필리핀BXT, 동인당 등 총 4곳이다. 특히 유럽계와 미국계 기업이 포함돼 있어 이들이 상장할 경우 최초로 토종 유럽·미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연내 상장 목표로 코스닥 상장심사 청구 준비중인 6개 기업(표=뉴스토마토)
 
미국계 빅데이터 업체 PSI는 올해안에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유진투자증권과 주관계약을 추진 중이다. 모바일폰 게임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위스계 업체 엠비즈글로벌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국내 상장을 추진했지만 내부통제 문제로 심사 미승인을 받고 올해 다시 재입성을 노린다.
 
호주에서 패스트패션 사업을 영위하는 한상기업인 패스트퓨처브랜즈 역시 한국투자증권과 계약을 맺고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 2012년 유가시장에서 심사승인을 받았지만 공모가 산정 미달을 이유로 결국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중국국유기업이자 우황청심환 등 건강보조제를 판매하는 동인당의 상장 여부의 최대 변수는 중국정부다. 까다로운 당국의 허가요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동인당은 과거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모가 산정을 이유로 한차례 상장절차를 접은 바 있다.
 
초대형 리조트인 임페리얼팰리스 세부를 운영하는 필리핀BXT는 어느 정도 외형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삼성증권과 주관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증시입성을 대기하고 있다. TV프로그램과 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하는 영국기업 콘텐트미디어 역시 신한금융투자와 주관계약을 추진하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몇년간 외국기업의 국내 상장은 전무했다. 지난해엔 상장기업이 단 한곳도 없었고, 2012년의 경우에는 일본기업 SBI액시즈와 SBI모기지 단 두 곳이 전부였다. 고섬사태 여파로 불거진 불신으로 국내 투자자들도 외국기업을 철저히 외면했다. 특히 차이나디스카운트 여파로 3곳의 중국기업이 자진상장폐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외국기업들의 국내 증시입성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국내 상장된 해외기업 중 실적이 우수한 곳들도 제법 돼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되살아나고 있고, 회계투명성 절차도 상당부분 강화돼 외국기업들의 상장환경이 양호해졌다는 평가다.
 
외국기업 상장은 주관사나 기업 모두에게 득(得)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다. 미국과 홍콩 시장에서의 중소벤처기업 입지는 매우 낮을 뿐더러 투자자 역시 기관이 주를 이뤄 종목별 편차가 심하다. 나스닥의 경우 상장 유지보수비용에만 한해에 1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단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가 제값에 형성될 수 있다는 측면이 강점이다.
 
거래소나 주관사의 경우에도 해외기업을 상장시키며 투자은행(IB) 역량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유리하다. 상장기간이 긴 특성상 주관수수료가 5~6%대로 국내 수수료보다 크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거래소도 상장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 거래소는 코스닥본부 산하 상장유치부를 따로 신설해 좀 더 전문적으로 기업들의 상장 체계 마련에 힘쓴다. 외국기업 기업설명(IR)회도 정기적으로 1년에 4번씩 개최하고 있고 기업공개(IPO) 설명회를 유치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동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성장이 정체돼있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원하게 마련이고 활기를 넣어줄 수 있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늦어도 내년 안에는 7~8곳의 기업이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회계법인 주관사의 규제가 좀 더 엄격해져 애당초 부실기업을 사전에 막는 작업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기업에 대한 회계법인의 규제가 엄격하고 그에 대한 수수료가 상당하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인프라가 정착돼 있지 않아 회계투명성 부분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까지 국내에 상장된 해외기업은 총 15곳이다. 유가증권시장 4개, 코스닥시장에 11개 기업이 상장돼 있다. 이들 중 중국기업은 총 10곳(평산차업·중국원양자원·차이나그레이트·에스앤씨엔진그룹·글로벌에스엠·차이나하오란·씨케이에이치·이스트아시아홀딩스·웨이포트·코라오홀딩스·완리)으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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