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대치 학원가 아파트, 봄바람 타고 '쭉쭉'
은마·미도 등 매매가 상승세.."집 주인들 호가 올려"
임대소득 과세는 단기적 영향..대규모 이주물량 우려
2014-03-27 16:32:14 2014-03-27 16:36:21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뉴스토마토DB)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30대에(?) 접어든 대치동 학원가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 매매가가 봄바람을 타고 거침없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979년에 입주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7㎡의 평균 매매가(지난 21일 기준)는 지난해 말 7억5500만원이었지만 올해 초 1000만원 오르더니 이번 달 8억525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1억원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인근 A중개업소 대표는 "77㎡ 시세가 8억5000만~8억9000만원선으로 지난해 7억원대까지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오른 것"이라며 "올해 초 잠시 주춤하다가 지난달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2년 전 안전진단은 받았고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있는 상태"라며 "다음달 초 첫 회의가 이뤄진다는 말이 있는데 현재로선 조합설립 인가를 받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은마 뿐만 아니라 대치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가 상승세도 마찬가지다.
 
지난 1983년 입주한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미도) 1차 84㎡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9억2500만원이었지만 이번 달 9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중대형 평형인 128㎡ 평균 매매가도 지난해 12억6500만원에서 이번 달 13억5000만원으로 8500만원정도가 상승했다.
 
미도와 같은 해 입주했던 '대치쌍용' 1차 96㎡도 지난해 8억1000만원에서 이번 달 400만원 오른 8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대치동의 B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치 미도 84㎡의 시세는 1차가 10억3000만~10억5000만원, 2차가 10억원 수준"이라며 "집 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호가를 올리고 있어 나온 매물은 적다.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 5일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으며 오는 7월 정밀안전진단을 받을 예정으로 사업 진행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특히 미도는 자가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주민들 사이에 재건축을 빠르게 진행하자는 분위기가 이미 조성돼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대치동 빅3'로 불리는 '우성'과 '선경'을 포함해 대치동 일대 재건축이 완료되면, 빼앗겼던 강남 주도권을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대치동은 학군 수요도가 높은 곳으로 은마를 비롯해 선경, 미도 등 지은지 30년 이상된 아파트들이 대부분"이라며 "재건축 된다면 개포, 압구정 등과 함께 강남구의 핵심주거단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달 우성은 강남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으며, 선경 역시 안전진단 절차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치동 일대 재건축사업으로 인해 나오는 대규모 이주물량으로 강남 발(發) 전세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상황. 은마 4424가구, 미도 2435가구, 대치쌍용1·2차 994가구로 대치동 주요 재건축 단지만 해도 총 8000여가구에 이른다.
 
여기에 1140가구의 우성과 1033가구의 선경 1·2차 등을 포함, 대치동의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만 1만여가구가 훨씬 넘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대규모 이주가 발생할 경우 심의를 통해 이주시기를 조정하는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보통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가 들어오면 대규모 단지들은 이주와 관련한 심의가 들어가게 된다"며 "보통 해당 구청에서 주요 단지들은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이주 물량이 많을 것 같으면 조사·검토해 시도 적극 협조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마의 경우에 최근 단지 내 일부 토지가 공매절차를 겪을 예정이지만, 주민들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은마아파트 주민 김모씨는 "문제가 되는 토지는 정태수 전 회장이 명의를 바꾸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추진위 말대로 현재 재산권은 주민들에게 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소유한 은마아파트 일대 토지에 대한 공매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 전 회장의 체납된 세금 2225억원을 회수하기 위함인데, 이에 따라 재건축 추진위는 법적인 부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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