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美경제, 벼랑 끝에서 떨어졌다"
차후 인플레 우려도 언급..구제금융에 대해서는 "필수적"
2009-03-10 08:22:00 2009-03-10 10:45:18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인 '억만장자' 워렌 버핏이 경제가 "벼랑 끝에서 떨어졌다"고 말하는 한편, 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이 1970년대보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 회장은 9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미국민들이 공포와 혼란 속에 소비 습관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버핏의 이같은 발언 후 S&P 500지수가 지난해 11월 이후 최악의 주간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미 증시는 추락했다.
 
버핏은 "지금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현 경제 위기에 대해 사령관을 필요로 하는 군사적 충돌에 비유, "애국심이 있는 미국민들은 지금 이 상황이 전쟁이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며 미 의회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약세장이 금융자산을 손상시키고 경기 침체가 운영 사업 중 70개 이상 회사들의 이윤을 압박한 영향으로 지난 해 거의 절반 가량 깎여 나갔다. 가이코 보험 부문과 데어리 퀸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은 회복세를 되찾고 있는 반면 보석 사업 분야는 그의 말을 빌면 "거의 죽어있는 상태".
 
경기 침체는 끝날 것이고 미래 세대는 그들의 부모보다 더 잘 살겠지만 "경제가 즉시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버핏은 내다봤다. 이어 버핏은 지금 당장으로서는 인플레이션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구제금융은 필수적"
 
이날 버핏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구제자금 투입 및 AIG와 같은 '은행에 준하는 업체' 에 대한 지원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모든 이들이 AIG를 구하는 것을 싫어할 지라도 말이다. 그는 모든 은행 예금을 보장하는 것에 찬성의 뜻을 밝히는 한편, 은행업체들의 국유화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주주들이 이미 거의 다 휩쓸려나간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기관 압류에 어떤 도덕적 해이도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버핏은 이어 회사들이 너무 많은 레버리지를 사용했고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한 투자 수단을 창출하는 식으로 "게임을 즐겼다"고 평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의 회사들은 더 나은 방식으로 처신할 만한 많은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버핏은 최고경영자(CEO)들이 편의를 위해 전용기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악마처럼 여겨서는 안되지만 미국의 부유층들은 감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버크셔는 개인 비행기를 대여해주는 업체인 넷제트를 소유하고 있다.
 
버핏은 지난 10월 포브스지가 매긴 순위에서 미국민 중 가장 부유한 사람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실패한 직물업체를 아이스크림과 속옷에서부터 보험과 유틸리티 사업을 총망라하는 오마하 소재의 버크셔 사로 변환시킨 유명한 사업가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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