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朴 독선 계속되면 국민들 분노 심판으로 바뀔 것"
"국정철학, 국정기조 근본 바꿔야" 박근혜 대통령 담화 비판
2014-05-20 11:34:06 2014-05-20 11:38:31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일 "국정철학과 국정기조의 근본을 바꿔야 한다"며 해경 해체 방침 등이 담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비판했다.
 
문 의원(사진)은 이날 특별성명을 내고 "국가란 도대체 무엇인가. 왜 존재하는 것인가"라 물은 뒤 "어제 대통령의 담화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다"고 자답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가운데). (사진=박수현 기자)
 
문 의원은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무능력과 무책임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이 죽음으로 내몰린 비극"이라면서 "이 억울한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대한민국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돈이 먼저인 나라에서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한다. 효율과 속도가 먼저인 나라에서 생명과 안전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문 의원은 이를 위해 "대통령 스스로가 바뀌어야 한다"라면서 "대통령의 담화가 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실망만을 안겨주었다"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표피적인 대책뿐이었다. 희생양으로 삼은 표적에 대한 호통과 징벌만 있었다. 비극적 참사에 대한 근원적 성찰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라면서 "앞뒤가 바뀌었다. 지금 바뀌어야 할 것은 바로 대통령의 국정철학이다. 국정운영 기조이다. 그리고 국가의 재원배분 기조이다"라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거듭 "국정철학과 국정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시급한 대한민국의 과제"라면서 "시스템과 부처의 문패를 바꾸는 것은 일시적 미봉일 뿐이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조로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대통령 사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 척결'도 마찬가지"라면서 "특히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경과 해수부에 필요한 것은 사안에 따른 엄중 문책 이후 전문역량 강화와 조직혁신이지, 해체와 권한 약화가 아니다"라면서 "해경 해체와 해수부 권한 약화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해양강국의 비전과도 배치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의원은 "가장 안전한 사회는 '민주주의'"라면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다. 대통령이 사과를 하는 이면에서 심각한 불통과 억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분노하는 시민의 여론을 겸허히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가 갖춰야 할 기본적 예의"라고 조언했다.
 
그는 "법치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책임의식'이 사라지고 '나만 살고 보자'는 나쁜 풍토가 사회 전반에 만연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불통과 독주를 멈추어야 한다. 무너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일에 여야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야당과 시민사회의 협력을 구해야 한다.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수용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자마자 UAE에 수출한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면서 "이해하기 어렵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으로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된다"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안전 전문가들은 세월호 이후 위험성이 가장 높은 재난으로 원전 사고를 지적하고 있다"면서 문 의원은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이야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문 의원은 끝으로 "위기 상황에서는 지도자 한 사람의 선택이 국가 전체의 명운을 가른다"며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밖에 없다. 그러면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은 더 이상 거기에 머물지 않고 참여와 심판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박 대통령에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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