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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변동성 커지나..글로벌 정유업체, 이라크 철수 행렬
이르빌, 에너지난 발생.."반군, 생산시설 점령 탓"
2014-06-19 11:20:32 2014-06-19 11:24:48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내전 위기에 처한 이라크에서 속속 철수하기 시작했다.
 
이 여파로 세계 2위 원유국인 이라크가 에너지 생산량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엑손모빌·BP, 이라크서 일부 직원들 '철수'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오일 메이저들이 이라크에서 직원들을 철수시키면서 원유 생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정유회사 엑손모빌은 최근 이라크 남부의 웨스트쿠르나 제1 필드에서 파견 직원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영국의 석유회사 BP도 남부 루마일라 유전에 있던 비핵심 인력들에 철수하라고 지시했고 일부 로열더치셀도 이라크에서 철수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서방 에너지 기업들은 원유 매장량이 세계 5위인데 저 비용으로 원유를 얻을 수 있는 이라크로 앞다투어 몰려왔으나, 이제는 상황이 바뀐 것이다.
 
한스 나캄프 로열더치셀 이라크 대표는 "이라크에서 직원들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마련해놨다"며 "아직까지 인력 이동은 없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직원들을 바로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아직 주요 원유 생산지대인 남부까지 세력을 확대하지 못했지만, 이들의 거센 진격에 정부군이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ISIL이 즐겨쓰는 모르타스 수류탄으로 이라크 곳곳에 있는 생산시설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에 함류하려는 군대 지원자들 (사진=로이터통신)
 
◇ISIL, 바이지 박격포 공격..이르빌 주민들, 에너지난 경험  
 
이날 ISIL은 이라크 최대 정유공장이 있는 살라헤딘주 바이지를 박격포까지 동원해 공격했다. 바이지에서는 하루에 17만배럴의 휘발유와 각종 석유 상품이 생산된다.
 
정부군이 선전한 덕분에 이번 공격은 격퇴했지만, ISIL은 이미 수도 바그다드에서 250km 떨어진 주요 원유 생산공장을 점령했다. 주요 유전지대인 키르쿠크도 ISIL의 손아귀로 넘어간 지 오래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이르빌에서는 차에 연료를 채우기 위해 수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FT는 이르빌 주민들이 연료통을 채우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이 거리 곳곳에서 포착됐다고 전했다.
 
급유소 측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기름 재고와 상관없는 심리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한 정유 회사 관계자는 니네베 지역이 반군의 손아귀로 넘어가면서 실제로 원유 재고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리비아 내전 위기가 다시금 불거지면서 그 지역 원유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 글로벌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더 커졌다.
 
에드 모스 시티그룹 수석 석유애널리스트는 "내란이 지속되고 분리 구도가 고착화될수록 석유생산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는 세계 석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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