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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공천갈등' 일단 수면 아래로..내부선 '부글부글'
'재보선 승리가 우선' 대의명분에 따라 침묵
재보선 결과 따라 '조기 전대' 불가피론 확산
2014-07-11 16:07:15 2014-07-11 16:11:26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7·30 재보궐 선거 공천과정에서 여러 논란을 일으킨 안철수·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공천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며 수습에 나섰다.
 
당내 분위기도 최초 거셌던 반발에서 한발 물러난 상황이다. 일단 재보선을 치르고 보자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그러나 '악수'라고 평가된 이번 공천의 여진은 아직 남아있다.
 
안철수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공천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그는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공천이 마무리됐고 선거가 시작된다"며 "이제 우리당 후보들이 선거를 잘 치러낼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국가적인 재난과 위기 속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대통령과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승리를 위한 당의 단결을 강조했다.
 
김한길 대표도 "(공천 과정에서) 최적, 최강의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애썼다"며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후보를 공천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결과'에 대해 "그동안 시대의 한복판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와 진실을 위해 몸을 던졌던 신진인사들과 오랜 경험과 경륜으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감과 능력을 갖춘 중진들이 서로 조화를 이뤘다"고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이런 두 대표의 긍정적 자평에 대한 반박은 곧바로 나왔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대표의 발언 후,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 부분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서울, 수도권 공천과정과 광주의 공천과정에 파열음이 일어난 부분에 대해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두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어 "이번 선거 결과 여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에서의 '권은희 전략공천'을 비판하며 '패배 할 경우 조기 전당대회는 피할 수 없다'는 경고를 반복 한 것이다.
 
그는 통합 후, 두 대표와 보조를 맞춰왔으나 '권은희 전략공천' 카드가 나오자, 두 대표에게 날을 세웠다.
 
◇안철수·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권은희(광주 광산을) 후보가 11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7.30재보궐선거 공천장 수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ews1
 
그러나 다수 의원들은 재보선 공천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자제하고 있다. 자칫 당의 내부 갈등이 부각될 경우 재보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공개적으로는 '재보선을 위해 단결하자'는 목소리 정도가 주로 나오는 상황이다.
 
공천에 대해 "이렇게 헤매서 무슨 낯으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겠나"고 성토했던 박지원 의원도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지도부 비판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10일 자신의 SNS에 "공천 논쟁은 끝내자. 이제 승리를 위해 현장으로 가자"며 "논쟁은 7·30 (선거) 후에 하자"고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촉구했다.
 
이번 재보선 공천에 "잘 됐다고 본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린 김영환 의원은 "문제점을 짚을 것은 짚되 일단 결정이 이루어진 지금은 당의 단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거를 앞두고 더 이상의 공천논란으로 적전분열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자성을 당부했다.
 
표면적으로는 당내 분란이 수습 국면에 들어섰지만 '7·30 재보선 후 두고보자'는 내부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재보선 후 6·4 지방선거와 재보선 과정에서 쌓인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겠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의원들이 두 대표에게 불만이 없어서 침묵하는 게 아니다. 우선 재보선에서 승리하는 게 지상과제이기 때문에 공개적인 비판을 미루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 의원들은 지도부의 공천 전횡에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조기 전당대회 얘기가 안 나올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한 486 인사도 "두 대표의 전횡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제왕적 총재시절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제왕적 총재 시절에도 당무위원회나 중앙위원회 등 당의 공식적인 기구는 존재했다"며 "지금 두 대표의 행태는 제왕적 총재 그 이상"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조기 전대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두 대표에 대한 평가가 어떤 식으로든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재보선 후 두 대표에 대한 당내 공세 수위는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이 재보선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경우, 두 대표가 주도한 '전략공천'에 대한 비판과 함께 책임론에 여론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단일화 경쟁도 고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동작을만 보자.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 정의당에게 진다면, 두 대표도 무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둘 경우 지도부의 공천은 정당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조기 전대' 주장은 당내 명분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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