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최근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제보가 들어온 오비맥주 제품의 원인은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산화취로 조사됐다. 이는 인체에는 해가 없는 물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제보에 대해 그동안 전문가 자문회의, 오비맥주 공장(3곳)과 유통 현장조사, 정밀검사 등 다각적인 원인조사를 진행한 결과 산화취가 냄새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산화취는 맥주 유통 중 고온에 노출시킬 때 맥주 원료인 맥아의 지방성분과 맥주 속의 용존산소가 산화 반응을 일으켜 산화취의 원인 물질인 'trans-2-nonenal(T2N)'이 민감한 사람이 냄새를 감지할 수 있는 수준(100ppt 정도)으로 증가하는 현상이다
T2N은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현행 식품첨가물공전에 합성착향료로 등재돼 있으며, FAO·WHO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는 일일 섭취허용량을 설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합성착향료로서 안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에 식약처는 오비맥주의 냄새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소비자 신고제품과 시중 유통제품 등 총 60건을 대상으로 산화취, 일광취 원인물질에 대한 정밀검사를 시행했다.
산화취는 소비자 신고제품 23건, 시중 유통제품 37건을 검사한 결과 대부분 시중 유통제품은 산화취를 발생시키는 원인물질인 T2N 함량이 100ppt 이하로 검출됐다.
하지만 소비자가 신고한 오비맥주 제품은 민감한 사람이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인 100ppt보다 높은 평균 134ppt가 검출되면서 산화취가 냄새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광취는 소비자 신고제품 21건과 시중 유통제품 16건을 검사한 결과 원인물질인 '3-메틸-2-부텐-1-치올(MBT)'이 대부분 검출되지 않았거나 일부 극히 미미한 수준이 검출돼 냄새의 주요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식약처는 소독약 냄새의 가능성에 대해 오비맥주 3개 공장에서 제조용수, 자동세척공정(CIP) 등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세척 후 잔류염소농도 관리 등이 기준대로 이행되고 있었고, 냄새 발생 원인으로 보이는 사항을 확인할 수 없어 소독약 냄새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오비맥주는 이달 1일부터 맥주 속에서 산화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용존산소 기준을 낮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조업체의 물류센터, 도매업체, 소매업체 등 13곳을 현장조사한 결과 보관 또는 운송단계에서 햇빛과 고온에 노출돼 냄새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도매업소에서 외부에 제품을 야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이 제품의 표면 온도를 측정한 결과 40도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산화취는 특히 맥주를 고온에 노출시킬 경우 발생되므로 더운 날씨에 야적 등 고온에 노출시키는 일이 없도록 오비맥주, 주류도매점, 음식업 관련 협회 등에 요청했다"며 "산화취는 용존산소량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오비맥주에 원료와 제조공정을 철저히 관리하도록 시정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맥주 등 주류의 위생·안전관리 기준을 보완·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변형섭 오비맥주 홍보이사는 "산화취 자체가 인체에 전혀 유해하지 않지만, 올여름 소비자에게 많은 불편과 심려를 끼치드린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가장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제조업체의 책임이기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유통 과정을 포함해서 제품 전반의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비맥주 제조·유통단계 조사 결과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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