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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지하철 9호선 공사장, 지하수위 8m 낮아져
2014-11-21 16:06:59 2014-11-21 16:06:59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잠실 지하철 9호선 공사장 일부에서 지하수 수위가 8m 이상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철 9호선 920공구(송파구 석촌동 석촌역~방이동 올림픽공원 남4문 구간)를 맡고 있는 롯데건설이 지난 13일 서울시에 제출한 '환기구 시점 마감벽 가시설 외 3건 변경 실정 보고에 따른 검토 보고'에 따르면 지하수위가 8.35m 낮아졌다.
 
이 지역의 지하수위는 공사 전 지하 7.6m였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이 지하철9호선 '올림픽 공원역'을 짓기 시작한 후 15.95m까지 하락했다.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공사장에 지하수가 유입되는 현상도 멈췄다. 롯데건설이 보고서를 제출한 것도 지하수를 막는 차수벽 공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서울시에 허가를 요청한 것이다.
 
◇'환기구 시점 마감벽 가시설 외 3건 변경 실정보고에 따른 검토 보고서'의 일부. 지하수위가 7.6m에서 공사 이후 15.95m까지 낮아졌고, 차수벽 공법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적혀있다.(자료=서울시)
 
지하수위가 낮아진 것은 올림픽 공원 쪽 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롯데건설이 서울시에 올린 '비개착 구간 가시설 지보공법 변경 승인 요청' 보고서에 따르면 방이4거리 부근 지하수위도 지하 7.551m에서 지하 15.95m까지 낮아졌다.
 
지하수위 하락은 지반을 약화시킨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하수가 빠져나가고 흙이 침전되면 지반에 빈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한강 모래사장이었던 잠실 지역 지반은 지하수위 저하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건설이 맡고 있는 지하철9호선 918공구 주변에서 5층 빌라 2채가 각각 30cm, 10cm 이상 침하되고 주변 건물들도 조금씩 기울어진 사고도 지하철 공사로 인한 지하수위 저하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사고 지역 주변 지하수위는 제2롯데월드 공사 후 3m 낮아졌다.
 
서울시립대 토목학과 이수곤  교수는 "920공구 지하수위가 더 많이 낮아진 만큼 지반이 약해질 가능성은 더 크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지하 공사로 지하수위가 낮아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8m 저하는 적은 수치가 아니다"며 "그 많은 물이 땅속으로 사라졌다. 지반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롯데건설 측은 이에 대해 "보고서에 적혀 있는 공사전 지하수위는 예상수치"라며 "공사를 시작하고 보니 예상보다 지하수위가 낮아 차수벽 공사를 취소하겠다는 보고서를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잠실 방이4거리 정거장 예정지 공사 현장(자료=롯데건설 920공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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