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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제약사, 약제 급여평가위원에 로비 시도 정황
화이자, 잴코리 급여평가 앞두고 회의 참석위원에 접촉
2014-12-04 20:46:03 2014-12-04 20:46:03
화이자 로비시도문자 증거자료
[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의약품의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평가하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급평위) 위원에게 한 다국적 제약사가 로비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으로 이뤄진 건강보험가입자포럼은 4일 자료를 내, “4일 오후 급평위 회의를 앞둔 지난 1일 한국화이자제약이 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에게 '자사의 제품인 잴코리가 상정될 예정이니 사전에 찾아가 설명을 하고 싶다'며 로비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여부를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을 근거로 판단하는 위원회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운영한다.
 
급평위는 의사 등 전문가 단체와 건강보험가입자단체, 소비자 단체의 추천을 받은 50여명의 위원들을 인력풀로 구성한 후, 회의 2주일 전에 20명 내외의 참석위원을 선정한다.
 
약제의 급여여부는 제약사의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제약사의 사전 로비를 막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참석위원 명단은 비공개로 유지된다. 회의 안건도 1주일 전에 참석위원에게 송부되어 철저히 대외비로 진행된다.
 
건강보험가입자포럼은 “제약사가 해당 회차 참석위원을 정확히 알고 로비를 시도했다면 누군가에 의해 위원 명단이 사전에 유출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상정 예정인 화이자의 잴코리는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치료제로 이미 두 차례 급평위에 상정됐으나 비용효과성이 불분명해 급여결정에서 탈락한 약제다.
 
포럼은 “제약사가 해당 위원에게 전화와 문자를 통해 공공연하게 로비를 시도했다는 것은 이러한 시도가 업계에서는 관행화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며 “이는 심평원의 허술한 급평위 운영관리의 문제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또 “심평원은 이번 화이자의 급평위원 로비를 위한 명단 유출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 관련자와 업체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논란이 된 해당 약제를 급평위 심사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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