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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서 실패한 서울시 바이오 단지, 홍릉 반전 있을까?
2015-04-03 00:01:10 2015-04-03 00:01:10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2일 서울시 마곡에서는 LG사이언스파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LG사이언스파크는 LG(003550)의 첨단 연구개발(R&D) 기지가 될 예정이다. 부지 크기는 약 17만㎡로 축구장 24개가 들어갈 수 있다. LG그룹이 3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마곡 산업단구에는 LG뿐 아니라 롯데, 이랜드, 대우조선해양(042660), 이마트 등 다른 대기업들의 R&D센터도 입주할 예정이다. 마곡 산업단지가 기업들의 R&D 중심지가 되는 셈이다.
 
마곡 지구 개발이 항상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2011년 오세훈 전 시장은 마곡 산업단지를 바이오 산업 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 전 시장은 바이오 산업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고 보고 미래 먹거리로 지목했다. 외국 바이오 기업, 연구기관을 마곡에 유치하기 위해 미국, 프랑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곡 산업단지에 관심을 보인 바이오 기업들은 적었다. 현재까지 마곡에 입주할 예정인 바이오 기업은 제닉 등 3곳에 불과하다. 바이오 기업들 대신 대기업들과 IT기업들이 마곡 산업단지에 들어온 셈이다.
 
지난 1일 서울시는 홍릉을 바이오·의료 산업 단지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홍릉은 KAIST 등 국책 연구개발 기관들이 밀집해 있던 곳이다. 최근 이 기관들은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지역 경제 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서울시는 바이오·의료 산업 거점을 홍릉에 조성해 지역을 살리면서, 미래 먹거리까지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바이오·의료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08년 기준으로 4조7000억 달러였다.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1조6000억 달러보다 3배 이상 많은 규모다. 취업유발 계수는 16.4로 전자산업 13.9, 제조업 9.2보다 높다.
 
서울시 측은 “홍릉은 인근에 2개의 상급종합병원, KIST·KAIST 등 기초연구기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을 지원하는 한국기술벤처재단 등이 입지해 있어 병원·연구기관·대학 간 인력·기술·장비 등 네트워크 구축이 용이해 바이오·의료 산업 육성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바이오·의료 업체들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원하는 시스템을 홍릉 농촌경제연구원 건물에 건립할 계획이다. 회기로에는 바이오·의료 업체, 연구기관들을 유치할 방침이다.
 
KIST, KAIST, 고려대, 경희대병원 등과 연계해 산업·교육·연구·기술·인력을 지원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서울시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마곡에서 바이오 사업 단지 조성에 실패했던 서울의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바로 높은 땅값이다.
 
2011년 서울시는 많은 바이오 업체들에게 마곡 입주를 요청했지만 긍정적인 대답을 얻지 못했다. 한 바이오 업체 관계자는 “작은 업체들은 마곡을 가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오송 바이오 벨리, 판교가 있는데 굳이 마곡에 입주해야 될 이유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마곡 산업지구의 평당 가격은 약 1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의료 산업은 장기간 투자를 해야 성과가 나온다. 평당 1000만원은 사업 초기에 자금 압박을 받는 소규모 업체들에게 버겁다.
 
만약 입주 비용이 낮아진다면 홍릉은 바이오·의료 업체들에게 매력적인 곳이다. 바이오 업체 관계자는 "최근 한 바이오 업체가 지방에서 서울로 옮겨온 후 젊은 연구원을 구하기가 수월해졌다. 우수한 인재들이 서울 지역 업체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일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홍릉 바이오·의료 단지 조성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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