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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NCS 채용 시대, 나 자신부터 파악하자
직무와 맞는지·수행 준비 됐는지가 우선
NCS사이트 평가 적극 활용, 비전공자도 겁낼 필요 없어
2015-06-16 06:00:00 2015-06-16 11:12:47
지난 8일 오전 서울 코엑스 제2전시장 B홀에서 능력중심 취업을 위한 ‘스펙깨기 능력중심 채용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마스크를 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년 취업난이 심상치 않다. 이미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극심한 상태다. 취업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언제 부터인가 취업시장에서는 스펙초월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취업준비생들은 여전히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다. 자기소개서 역시 갖가지 유형과 전략이 넘쳐나면서 ‘그나물에 그밥’이라는 기업 등의 인사관리자들의 지적이 나온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준비생들은 뾰족한 수가 없다보니 과거를 답습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채용을 기반으로 하는 30개 공공기관을 지정해 채용을 시행하고 있다. 학벌이나 스펙이 아닌 능력으로 채용하겠다는 기조다. 올해는 한국전력과 한국석유공사 등 100여개의 공공기관이 하반기부터 NCS를 활용한 채용 시스템을 이용해 신규사원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일반기업으로까지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NCS를 기반으로 하는 채용 시스템이 또 다른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그동안의 채용시스템에 익숙해져 있기도 하지만 NCS에 대한 이해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준비는 커녕 우왕좌왕 하면서 금쪽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취업전문가 비타민 코칭센터 대표 코치인 김정희 씨와 만나 NCS가 무엇이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살펴봤다.
 
김 코치는 NCS 채용에 대해 “그전과 크게 달라졌다기 보다는 직무역량에 초점이 더 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는 직무역량과 동떨어진 스펙에 치우쳐 평가 기준이 추상적이고 모호했으나 NCS를 활용해 개인의 직무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함으로써 구직자와 기업 및 기관이 서로 신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의 말을 곱씹어 보면 NCS가 도입되면서 스펙 일변도를 보이던 채용 시스템에 변화가 있는 것은 확실해보인다. 사실 그동안 스펙초월 채용과 능력중심 인사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됐으나 이를 구체화 하기 위한 마땅한 기준이 없었다. 합격자는 운이 좋았다고 여겼고, 불합격자는 왜 취업시험에서 떨어졌는지를 모르는 실정이었다. 이렇다 보니 기존에는 기업이 지원자에게 자신이 우수한 인재임으로 스스로 증명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오히려 지원자들의 무분별한 스펙경쟁을 유발하게 했다.
 
여기서 시작된 문제는 합격자들의 직장생활과 기업 인사시스템까지 영향을 미쳤다. 신입사원이나 어느 정도 근무를 한 직장인들 조차도 일에 대한 보람과 가치가 결여되고 직무만족, 동기가 저하됐다. 아울러 직장생활의 질, 삶에 대한 행복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회사로서는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지 못하다 보니 조직의 생산성, 경쟁력이 저하되고 불필요한 비용도 발생하게 됐다. 김 코치는 “지금까지의 경향은 자신이 어떤 직무를 하고 싶은지, 그 직무에 대한 이해도는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알지 못하면서 단지 대기업에 다니고 싶다는 이유로 지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면서 “스스로가 직무에 대한 적합성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한다면 설령 목표하는 곳에 합격하더라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에 다니는 신입사원 10명 중 7명은 이직을 고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4%는 이미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1년차 이하 신입사원 335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이직을 고민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72.8%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이직을 고민하게 된 원인으로는 ‘업무 불만족’(49.6%,복수응답)을 첫 번째로 꼽았다. 업무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들어가고 보자는 식의 지원 경향이 만들어 낸 결과다. NCS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되기는 했으나 역시 NCS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이같은 악순환은 계속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당장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NCS 기반의 채용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김 코치는 “진로를 결정하기 전에 자신에 대해 먼저 파악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또 “그를 위해서는 각종 검사를 통해 자신의 능력과 적성, 흥미 등을 정확히 판단하고 이후 직업, 현황, 전망 등 직업세계에 대한 정보를 획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본인의 꿈과 적성에 맞는 직무를 탐색하고 구체화한 다음 본인이 희망하는 직무수행에 필요한 능력은 무엇이며 어떻게 그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지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NCS사이트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우선 기업의 채용공고를 통해 지식, 기술 등 직무별 필요 능력을 확인하고 그 직무를 수행할 준비가 됐는지 NCS 사이트 내 경력 개발지원 코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NCS 기반 평가는 기본적으로 직업기초능력과 직무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때문에 먼저 취업을 희망하는 기관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꼭 필요한 직업기초능력과 직무수행능력을 학습하는 것이 순서다. 그 다음 NCS 사이트 내의 평가문항 예시를 활용해 평가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NCS 채용은 학점, 어학, 자격 등 불필요한 스펙이 아니라 직무수행에 필요한 스펙에만 전념해 쌓을 수 있어 취업 준비생들이 불필요한 스펙 취득에 들어가는 시간적, 금전적 비용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채용을 하는 공공기관에서는 취업 준비생들이 꼭 필요한 스펙을 준비할 수 있도록 채용공고를 통해 사전 안내함으로써 취업 준비생의 부담감을 덜어주게 된다.
 
NCS라고 해서 비전공자가 겁 먹을 필요는 없다. 지원분야에 대한 새로운 스펙을 쌓아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희망하는 분야에 대해 관련 교육을 듣지 않더라도 본인의 전공이나 경험 안에서 충분히 매칭 되는 부분을 연관 지을 수 있다. 또한 hrd-net 등 무료로 제공되는 교육 및 사이버 교육을 통해 이수하는 방법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쌓았던 어학, 자격증 등의 스펙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 인가 하고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갖춘 스펙들이 무용지물이 된다기보다는 꾸준히 준비했던 방향대로 준비를 하되 목표하는 직업과 관련된 경험에 조금 더 치중한다면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김 코치는 NCS 채용에 대한 도전과 관련해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직무에 필요한 능력이 자신에게 있는지를 먼저 확실히 파악해야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본인의 직무적성에 대한 이해를 거듭 당부했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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