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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기대에 못미친 수출 성적…일본, 두 달째 무역적자
수출 증가율, 9개월래 최저…대중국 부진 탓
2015-06-17 14:38:08 2015-06-17 14:42:55
일본의 지난달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엔저 영향에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가 무역수지 역시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전문가들은 엔저 효과가 무뎌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틀 뒤 일본은행(BOJ)의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적인 부양책이 제기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출, 전년비 2.4% 증가에 그쳐
 
17일(현지시간) 일본 재무성은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직전월의 8.0% 증가보다 둔화됐으며 전문가 예상치인 3.5%를 하회하는 것이다.
 
일본의 수출은 지난해 6,7,9월에 걸쳐 감소 흐름이 나타났으나 10월에는 한 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이후 9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증가 폭은 꾸준히 둔화되며 9개월래 최저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5월 수입은 전년 대비 8.7% 감소해 7.5% 감소할 것이란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무역수지는 216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전에 전문가들이 예상한 2260억엔 적자 보다는 선방했지만 직전월의 53억엔에서 적자폭이 확대되며 두 달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지역별로 보면, 대미 수출은 전월 대비 7.4% 증가했으며, 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 역시 1.1% 증가했다.
 
반면 대중국 수출은 전월 대비 1.1% 줄어 지난 2월 이후 가장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대중국 수출 부진이 원인
 
일본 무역수지가 두 달째 적자 흐름을 이어간 데는 수출 둔화와 함께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 탄력이 현저히 둔화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미나미 다케시 노린추킨 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중국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분명히 성장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츠시 다케다 이토추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둔화되고 있는 수출 추이는 둔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 회복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BOJ가 경기 하강 위험을 감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엔저의 역풍에 따른 수입 비용도 무역 지표에 부담이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로 수출 기업들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에너지 수입 비용이 함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셀 텔라이언트 캐피털 이코노믹스 연구원은 “무역 적자폭이 예상보단 줄었지만 적자는 지속됐다”며 “특히 엔화 약세로 수입 에너지 비용의 증가가 우려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달러·엔 환율이 달러당 130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적자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 가능성에 BOJ 회의 ‘주목’
 
이에 따라 무역적자 확대로 인한 2분기 일본 경제가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케시 미나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약한 민간 소비와 외부 수요에 따라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와타나베 히로시 SMBC닛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적자가 한동안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건설 기계와 자동차 등의 수요가 둔화돼 무역 지표가 전반에 걸쳐 부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치가와 마사유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에서의 경기 둔화가 글로벌 경기 둔화로 확대될 수 있어 경기 하방 리스크 요인이 잠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는 섣부르다며 지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엔저 효과로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엔저에 따른 수입 비용 증가는 우려되지만 저유가 기조가 맞물려 있어 비용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피터보드맨 트레이드윈드 전무는 “엔저 효과로 북미, 유럽향 수출이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일본 정부가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 가운데 이번 무역지표가 BOJ의 정책 결정에 변화를 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BOJ는 오는 18~19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일본 도쿄 항만에서 컨테이너 화물이 선적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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