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스크린에 부쩍 늘어난 여주인공 '1인2역'
입력 : 2015-07-30 11:11:09 수정 : 2015-07-31 15:55:42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최근 안방과 스크린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1인2역'이다. 다수의 작품에서 1인2역 캐릭터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배우들이 1인2역을 독차지하고 있다. <킬미힐미>의 지성,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 등의 다중인격 열풍 이후 국내 드라마의 패턴은 ‘여주인공 1인2역’으로 변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tvN <오 나의 귀신님>의 박보영은 평소 주눅이 들어 소심한 모습과 180도 달라진 우악스러운 캐릭터에 빙의된 모습을 동시에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미생> 이후 침체된 tvN 금토드라마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상반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면서 <늑대소년> 이후 별다른 성공작이 없던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진한 한 줄을 새기고 있다.
 
◇tvN <오 나의 귀신님>에 출연중인 박보영. 사진/tvN
 
배우 수애는 SBS 수목드라마 <가면>에서 도플갱어라는 신선한 소재로 1인2역을 선보이고 있다. 수애는 가난한 백화점 직원 변지숙과 차기 대통령 후보를 아버지로 둔 서은하를 연기한다. 경제력과 권력 등 생활환경에서 대비되는 두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면서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후아유-2015>에서 김소현은 부촌의 학교에서 퀸카로 불리는 등 풍요로운 생활을 하는 은별과 통영 보육원 사랑의 집에서 자라 친구들에게 밀가루 세례와 성추행까지 당하는 왕따 소녀를 연기했다. 김소현은 극과 극의 쌍둥이 연기로 아역 이미지를 벗고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SBS <가면>에 출연한 수애. 사진/SBS
 
또 MBC 월화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에서 김소은은 김성열(이준기 분)의 정혼자인 이명희 역과 속을 알 수 없는 도도한 규수 최혜령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만화 원작을 모티프로 한 이 드라마에서 김소은의 캐릭터는 원작에 없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
 
스크린에서도 1인2역 캐릭터가 눈에 띈다.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은 어릴 적 헤어지게 된 독립군 안옥윤과 친일파 아버지를 두고 풍족한 삶을 살아온 밝은 이미지의 미츠코를 연기했다. 전지현은 상반된 이미지의 두 사람을 자연스럽게 연기해 호평을 받고 있다. 엄정화는 영화 <미쓰와이프>에서 승소율 100%, 억대연봉 변호사 연우와 평범한 가정의 주부를 연기한다. 이 영화는 극히 대비되는 삶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 <암살>에 출연한 전지현. 사진/쇼박스
 
앞으로도 여배우들의 1인2역은 늘어날 전망이다. 배우 김현주는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에서 1인2역에 도전했으며, 10여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이영애는 <사임당, the Herstory>를 통해 사임당 신씨와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 강사를 동시에 연기한다.
 
이렇듯 여주인공의 1인2역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1인2역이 반전을 일으키는 비밀, 운명의 장난, 전생의 인연, 쌍둥이, 타임슬립 등 시청자의 구미가 당기는 소재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장치로 역할하기 때문이다. 또 여배우들의 경우 상반된 이미지의 두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연기력의 폭을 넓힐 수 있고, 자신의 연기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1인2역을 선호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인2역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1인2역은 작품 내에서 반전의 장치 등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라며 "여배우의 경우 1인2역을 잘 소화하면 연기력을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1인2역을 선호하고 그러면서 많은 작품이 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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