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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우려…달러자산 확대
2015-08-17 14:58:36 2015-08-17 16:06:08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린 이후 신흥국 통화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달러화는 상승하는 반면, 엔화는 약세 흐름을 보이는 등 방향이 엇갈리며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으로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이 지속할 것이라며 위험자산과 신흥국 투자 비중을 줄이고 현금이나 달러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 위안화 대폭 절하..글로벌 '변수'
17일 중국 인민은행은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거래일보다 0.009% 내린 6.3969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 14일 0.05% 내린 뒤 이틀째 하락한 것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올랐다는 얘기다. 지난주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세 차례에 걸쳐 약 4.5% 대폭 끌어내린 뒤(환율 상승) 다시 안정 흐름을 찾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평가 절하 우려는 완화됐지만, 위안화 약세라는 방향성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말까지 추가 절하 가능성이 커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수출 부진 등을 고려하면 당국이 5~6% 추가로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흥국 통화 가파른 하락...위험자산 비중 줄여야 
주목할 점은 위안화 평가절하가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과 달러 강세 부담으로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데 중국 위안화 절하는 중국 수요 감소에 따른 신흥국 부진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올 들어 브라질, 칠레,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나라 대부분이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가운데 브라질의 헤알화는 달러당 3.54헤알까지 떨어지며 2002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3.8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여파로 브라질 증시는 지난 5월 이후 16% 넘게 급락한 상황이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위안화 절하는 신흥국에 대한 가치저하와 경쟁심화를 유발할 것"이라며 "자금 측면에서 본다면 안전자산 선호 증가와 신흥국에서 자금이탈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도 이 영향을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실제 중국 위안화 절하 이후 달러-원 환율은 1.5%나 상승(가치 하락)하며 장중에는 119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위안화 약세로 한국 수출기업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며 원 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이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되 신흥국 등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길 권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달러자산 비중 늘리자..성향따라 상품 선택 
그러나 환율 변동이 반드시 위험이 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달러를 사뒀다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얻는 것처럼 외화표시 금융투자 상품도 똑같은 구조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 이미 자산가들은 올 초부터 미국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수만달러에서 수십만 달러씩 환전한 후 달러화 예금으로 은행에 넣고 있다. 달러화 예금 금리는 1년 미만인 경우 0.1%~0.2% 정도이며 1년 정기예금의 경우 0.5%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환테크는 세금과 환율 우대를 통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환차익으로 얻은 수익이 비과세라는 점도 향후 달러 환매할 때 얻는 특혜 중 하나다. 금리가 1%대 초반에 불과한 정기 예금도 원천징수로 15.4%의 세금을 물어야 하지만 환차익은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5만달러 이상을 현금으로 인출 또는 송금하더라도 신고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자산가의 경우 10만달러 이상 환전하려는 자산가들은 달러당 2~3원 정도만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몇백달러 환전할 때 달러당 10~20원 하는 수수료와 큰 차이다.
 
적극투자자라면 원달러 환율 ETF · 환노출형 펀드
소액일 경우 달러 환율의 변동성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환율 변동 폭의 두 배를 추종하는 ‘KOSEF 미국 달러선물 레버리지(합성)’, 환율 변동 폭을 그대로 반영하는 ‘KOSEF 달러선물’, 환율과 반대로 움직이는 ‘KOSEF 달러인버스선물’ 등이다.키움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린 뒤 달러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며 “달러 ETF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펀드에 투자할 경우 상품에 가입할 때 환노출형을 선택하면 투자성과에 따라 얻게 되는 수익에 더해 환율변동에 따른 차익까지 챙길 수 있다. 해외 주식형·채권형 펀드 중에서는 환헤지(위험 회피)를 하지 않는 상품의 경우 이름 끝에 ‘(H)’가 붙지 않는다. 이른바 ‘환 노출형’ 상품들인데,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을 얻고 반대로 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손을 입게 된다. 단, 전문가들은 환 노출형 상품은 고수익 고위험 상품인 만큼 분산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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