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비리 합수단, LIG넥스원 등 본격수사(종합)
대전차유도무기 '현궁' 납품·평가 비리 의혹
2015-08-25 17:42:57 2015-08-25 17:43:01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25일 육군 대전차유도무기인 '현궁' 개발 과정에서의 납품·평가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합수단은 이날 오전 10시쯤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산업체인 LIG넥스원 등 현궁 개발 사업과 관련된 기관 4~5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납품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빛과 같은 화살'이라는 뜻을 가진 현궁은 휴대 가능한 보병용 대전차 유도무기로, LIG넥스원이 생산하고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성능 평가를 받았다.
 
합수단은 현궁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납품 수량을 정상 인수한 것처럼 관련 서류를 꾸미고, 납품 받은 부실한 장비를 정상 제품으로 속이기 위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정황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국방연구개발 추진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2010년 10월 LIG넥스원과 현궁 시험평가에 필요한 전차자동조종모듈, 이동표적(전차형태구조물), 내부피해계측장치 등 시제를 개발하는 80억3000만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전차자동조종모듈은 11세트를 납품받기로 계약을 수정했지만, LIG넥스원으로부터 실제보다 적은 수량을 인수하고도 이를 정상 인수한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작성된 '인계영수증'을 제출받아 이를 승인했다. 받아야 할 11세트가 아닌 7세트만 받아 놓고도 이를 정상 인수한 것처럼 처리했다.
 
현궁 시험평가 과정에서도 2012년 12월~2014년 9월 사이에 인수한 것으로 돼 있는 9세트 중 5세트만 손실됐는데도 9세트 전부가 시험 평가 중에 손실된 것으로 꾸며 합격 처리했다.
 
또 LIG넥스원의 요청에 따라 이동표적 대신 고정표적을 제작하기로 했지만 이 같은 협의·결정한 내용에 따른 수정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며, LIG넥스원이 당초 계약한 이동표적 1세트를 납품한 것으로 기재한 '인계인수증'을 제출하자 이를 그대로 승인한 후 검사결과를 '합격'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내부피해계측장치 평가 과정에서도 계약서상과 달리 내부에 장책돼야 할 압력·진동센서와 제어판이 모두 부착돼 있지 않아 작동이 불가능한 상태인데도 이를 '합격'으로 판정해 정상 납품받은 것으로 처리했다.
 
이에 따라 LIG넥스원은 국방과학연구소에 실제 납품 정산액보다 더 많은 11억5000여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감사원의 조사 내용을 넘겨 받은 합수단은 현궁 성능평가 장비 납품·평가 비리 수사를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합수단은 압수수색이 끝나는 대로 압수물을 분석한 이후 국방과학연구소와 LIG넥스원 등 납품사 관계자의 유착관계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사진 /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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