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파업' 금호타이어, 노사문제 풀어도 과제 산적
매출 손실·기업 이미지 실추·무너진 신뢰 등 피해 눈덩이
2015-09-15 15:23:04 2015-09-15 15:23:04
역대 최장기간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사 모두 누적된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국내외 업황 전망까지 좋지 않아 금호타이어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 8개월여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 5월부터 2015년 임금 및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도입과 올해 성과급 지급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결국 노조는 지난달 11일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한 뒤 지난달 17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가 30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1960년 창사 이래 최장기간 파업이다.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자 사측은 지난 6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양측은 지난 14일 어렵게 18차 본교섭 자리를 마련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추후 교섭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장기 파업으로 손실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사측에 따르면 15일까지 매출손실은 1300억원,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조합원들의 임금손실은 1인당 평균 370만원, 광주·전남지역 협력업체들의 손실액은 160억원을 넘었다.
 
노사는 임금 인상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시행과 연계된 일시금 지급 규모와 무노동 무임금으로 인한 손실 보전 여부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경영 악화로 2010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워크아웃을 거쳤다. 이후 어렵게 회사가 정상궤도에 올라서는 듯했지만, 최장기간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금호타이어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조5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줄었다. 영업이익은 992억원에 그치며 50.2% 감소했다.
 
국내외 환경도 좋지 않다. 금호타이어가 주춤하는 사이 넥센타이어가 상반기 매출액 9110억원, 영업이익 1070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해외에서는 저렴한 중국산 타이어 공급 확대와 유럽 시장 침체, 북미 시장 판매 둔화가 겹치며 글로벌 전지역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생산라인에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평소의 20~30%에 그치고 있다. 사태가 빨리 해결되지 않는다면 3분기 실적은 역대 최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파업이 끝나도 갈 길은 멀다. 극단의 대치 속에 기업이미지가 실추됐고, 노조원들이 업무에 복귀해도 한 달 가량 업무에서 떠나 있었기에 공장 정상 가동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또 누적된 매출 손실액과 무너진 거래처와의 신뢰 관계, 지역 협력업체에게 쌓인 피해는 향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경영 환경까지 어두워 실적 개선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손실이 누적되고 있어 양측 모두 파업을 조속히 끝내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사측에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깨면 추후 불리한 위치에 속할 수 있고, 노조 집행부 입장에서는 임금 손실 만회와 파업 철회를 위한 명분을 찾아야 해 현 상황이 더욱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지난 7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직장폐쇄 철회와 성실교섭 등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 뉴시스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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