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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영업규제, "전통시장 회생"vs"소비자들 구매포기
대법 공개변론, 영업규제 타당성 두고 '불꽃공방'
2015-09-18 18:07:26 2015-09-18 18:07:26
"영업규제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소비자들이 구매를 포기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영업규제 타당성을 두고 대형마트와 지방자치단체가 대법원에서 만나 한치의 물러섬 없는 공방을 벌였다. 18일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서다. 양측은 각각의 주장에 힘을 실어 줄 참고인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노화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실장이 지자체를 대리해 참고인 자격을 나섰다. 그는 "대형마트 출점 증가로 전통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종합소매업체 수에서 0.1%에 불과한 대형마트 등 대형소매점이 전체 소매업 매출의 25.4%를 차지해 대형소매점 시장지배구조가 형성되어 왔다"밝혔다.
 
노 실장은 "그러나 지자체의 영업시간 제한 등 조치에 따라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며 "지난해 2월 조사결과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영업규제 이후 전주이 비해 평균매출액이 12.9%증가했고 평균 고객수도 9.8%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다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으로 구분해보면 소상공인은 11.2%와 9.4% 증가했고, 전통시장은 각 18.1%와 17.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자의 86.6%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경제주체"라며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영업 규제는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강화해 자생력을 제고할 수 있어 대?중소기업의 상생 발전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대형마트 측 참고인으로 나온 안승호 숭실대 경영대 교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소비자들이 구매를 포류하거나 포기하는 이른바 '소비 증발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역공을 폈다.
 
그는 "대형마트의 규제로 인한 ‘순 소비 감소액’이 연간 2조원 이상이고, 그에 따른 세수 감소, 협력업체 매출 감소 등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의무휴업으로 인해 예상되는 협력업체 피해액 중 절반 이상은 중소제조업체나 농어민에게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이어 "지자체는 대형마트 진출로 중소소매업이 쇠퇴한다고 주장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중소상인의 경쟁력 부재나 지역상권 침체 등"이라며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정책 보다는 중소상인에 대한 사회보장정책을 정비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이 지자체의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영업규제를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공개변론까지 여는 것은 이번 판결이 가지는 사회적 중요성과 파장 때문이다. 피고측인 지자체는 서울시 동대문구와 성동구 2곳이지만 원고는 롯데쇼핑을 비롯해 총 6개 업체로 우리나라 대형 유통업체가 모두 원고로 나섰다.
 
대형마트들은 지자체들이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오전 0시부터 8시 사이에 영업을 제한하고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자 반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영업규제가 정당하다고 봤지만, 2심은 이를 뒤집고 규제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번 공개변론 내용과 사건 기록 등을 토대로 전원합의체 합의절차를 거쳐 조만간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대형마트 영업규제의 타당성을 두고 18일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 양측 대리인들이 각지의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대법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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