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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국내 가구사, 상반된 전략으로 시장 공략
불편을 파는 이케아 vs.편리성 앞세운 국내사
2015-10-01 12:08:11 2015-10-01 18:21:51
국내 대형 가구사들과 이케아가 서로 다른 강점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가구공룡 이케아의 상륙으로 가구업계에 직격탄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오히려 국내 가구사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메기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케아 광명점. 사진/뉴시스
 
이케아는 불편함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아왔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매장에서 직접 찾아서 운반해야 하며, 집에서는 직접 조립해야한다. 이케아는 "새 가구를 직접 픽업하고, 가져가고, 조립하면 가장 낮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운반과 조립,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서비스 요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배송비는 최소 1만9000원에서 최대 16만9000원이다. 최소 비용은 광명시, 금천구 등 이케아 매장 인근 지역에 적용된다. 서울 지역은 평균 4만9000원이며, 충청·대전지역과 전라·경상도 지역은 각각 13만9000원, 15만9000원 수준이다. 조립은 4만원, 설치는 2만5000원(수납장 1개 기준)의 요금이 부과된다.
 
결국 운반, 조립, 설치에 대한 불편함을 감수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이케아의 전략인 셈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이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이케아는 생활용품, 인테리어 소품 등 홈퍼니싱 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이케아는 가구보다 소품이 주를 이룬다"며 "붙박이 등 국내 가구사들이 할 수 있는 분야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케아에 대해 성공적인 초기 정착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다만 이케아는 국내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지난 10개월간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를 포함한 대부분 외국계 기업은 매출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수치로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매장을 찾는 방문객 수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을 보면서 일단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편을 파는' 이케아의 마케팅 전략에 맞서 국내 브랜드 가구사들은 '편리함'으로 승부하고 있다.
 
이들은 매장을 잇달아 개설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특히 생활용품에서 가구까지 판매가 가능한 대형 매장을 오픈하면서 소비자들이 한 곳에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샘 플래그샵 목동점. 사진/한샘
 
가구업계 1위 한샘(009240)은 가구와 생활용품의 원스탑 쇼핑이 가능한 ′한샘플래그샵′을 공격적으로 열고 있다. 지난 8월 대구 수성구에서 7호점을 열었으며, 올해 안에 8번째 플래그샵을 오픈할 예정이다. 한샘은 오는 2020년까지 플래그샵을 20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케아의 상륙에도 불구하고 한샘의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샘은 올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액은 40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2%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385억원으로 58.6% 증가했다. 대형 플래그샵을 리뉴얼하는 등 고객들이 접근이 쉬워지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리바트(079430)도 내년까지 대형매장을 3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 론칭한 리바트키즈 매장도 올해 안에 30개 늘려 오는 2017년까지 매장 총 150여개, 연매출 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테리어도 패키지로 제공함으로써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제품을 택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였다. 한샘은 평형과 연령층에 맞춰 8종의 스타일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으며, KCC도 홈씨씨인테리어를 통해 인테리어 상담, 무료견적, 시공 그리고 애프터서비스까지 인테리어에 관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 3종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와 달리 국내 업체들은 접근성과 편리함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서울,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방 거점에도 매장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가구사들은 이케아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와 달리 타깃층을 달리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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