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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계좌이동제 상품' 희비 엇갈려…신경전 치열
누적기준 KEB하나은행 1위…후발주자 신한은행 추격
2015-10-01 16:55:05 2015-10-01 16:55:05
시중 은행들이 계좌이동제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주거래 고객잡기 위해 '주거래 고객 상품 패키지'를 일제히 출시했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누적 수치로는 KEB하나은행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월평균 수치로는 신한은행이 선두자리를 차지하며 추격하는 모양새다. 
 
은행권에는 계좌이동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자동이체 일괄 변경이 쉬워져 은행권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사전 경쟁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의 주거래 고객 상품인 '행복knowhow거래 우대통장'이 지난 30일까지 출시한지 1년 동안 132만981계좌(2조994억원)를 끌어 모으며 누적 계좌수 1위에 올랐다.
 
일찌감치 주거래 고객 상품에 집중한 전략이 통한 셈이다. 2위는 93만계좌(1조6000억원)를 기록한 우리은행이 차지했고 신한은행이 54만5266계좌(1조5634억원)로 3위를, 국민은행이 23만3930계좌(5274억원)로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KEB하나은행이 일찍 시작한 만큼 두드러진 실적을 자랑했으나, 한달 평균으로 환산하면 신한은행이 KEB하나은행의 뒤를 매섭게 추격 있는 것으로 나타냈다. 
 
월 평균 기준으로 주거래 고객 상품 패키지 상품을 비교해 본 결과 신한은행이 내놓은 상품은 20만계좌를 넘어서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7월12일에 출시된 신한 주거래 우대통장과 미래설계 통장 신규 가입 현황을 보면 한 달 기준으로 20만7060개 계좌(5936억원)를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에 맞게 상품을 두 가지로 나눈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을 출시한 것이 큰 호응을 얻었다"며 "연령대별로 요구사항이 다른 점을 고려해 상품 라인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13만계좌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고, 국민은행이 11만계좌, KEB하나은행이 10만계좌 순의 성적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국민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주거래 고객 패키지 상품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출시한 '우리 웰리치 주거래 통장'의 활약에 힘입어 계좌수 13만8600개, 누적잔고 2388억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3위는 국민은행이 차지했다. 국민은행이 지난 7월29일에 출시한 '국민ONE통장'은 11만3190개 계좌와 2551억원의 잔고를 확보했다. 국민은행은 고객 수 1위 은행답게 현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주고객 잡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계좌이동제 대비해 신규고객에게 쉬운 조건으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주거래 우대통장 서비스를 실시한 KEB하나은행은 4위에 머물렀다. 한달 평균으로 보면 10만8590계좌, 1725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KEB하나은행은 이달부터 하나금융그룹 멤버십과 연계한 전용카드와 우대적금 상품 등을 추가로 출시해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농협은행과 한국씨티은행도 주거래 상품을 내놓는 등 고객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자산 규모에 비례해 금리 혜택을 주는 자산 관리 통장을 출시하고, 5000만원 이상 고객에게도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위 경쟁 시장 점유율 판도변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은행들이 신경전에 나서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를 얼마 더 얹어 준다고 해도 큰 이동이 없을 수 있으나, 젊은층의 경우 계좌이동제에 민감하게 반응해 거래 은행을 옮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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