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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골든타임' 확보된 안전한 터널
유일호 국토교통부장관
2015-10-07 08:00:00 2015-10-07 08:00:00
유일호 국토교통부장관
산악지대가 많은 우리나라는 도로 운행 중 심심찮게 터널을 통과하게 된다. 산으로 가로막혀 있어 과거에는 멀리 돌아가던 지역도 터널을 뚫게 되면 빠르고 안전하게 왕래할 수 있다.
 
그간 지속적으로 터널을 건설해 온 결과 전국의 터널 숫자는 1777개소에 달하게 됐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길이가 1000m이상 되는 장대터널도 353개소나 되고, 내년 말이면 연장이 10km가 넘는 국내에서 가장 긴 인제터널이 개통된다.
 
터널이 많아지면 편리성은 높아지지만 화재 등 재난발생의 위험성도 함께 커진다. 1999년 당시 세계 최장(1만1600m)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연결하는 산악터널이던 몽블랑 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터널 암반이 드러날 정도로 53시간이나 불길이 이어졌고, 39명이나 사망했다. 2001년에는 길이 17km의 스위스 고타르 터널에서 발생한 화재로 터널 속 온도가 섭씨 1200도까지 올라가면서 11명이 사망 하기도 했다. 터널 내 화재는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해외사례와 같은 대규모 피해사례는 없었지만 터널 내 교통사고도 2013년에 232건, 2014년에 263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국토교통부는 도로 터널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했다.
 
우선, 방재시설을 대폭 확충해 대형 화재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계획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를 피해 신속히 대피해야 하지만 과거 건설된 터널 중에는 대피통로가 미흡한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구조적 안정성 문제로 굴착이 곤란해 대피통로를 설치할 수 없었지만 새롭게 격벽분리형 대피통로나 슬림형 제트팬 등의 시설을 설치해 안전성을 높일 생각이다.
 
또 현재 1000m 이상 터널에만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돼있는 CCTV를 500m이상 터널까지 설치하도록 해 사고 현황을 실시간 감지하고 신속히 대응할 예정이다. 이외에 기술 발전으로 인해 점점 증가하고 있는 3000m 이상 초장대 터널은 다른 터널에 비해 방재시설 설치 기준을 높여 더욱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원격지 터널 역시 통합 관리해 신속한 초동조치가 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효율적 터널관리를 위해 관리동이 설치된 연장 1000m 이상 장대터널을 중심으로 인근 중소터널까지 통합 관리하고 있지만 원격지에 있는 중소 터널들은 관리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 경우 사고 시 출동시간이 최대 1시간이나 소요되는 경우가 있어 기존 통합관리망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특히, 모든 터널이 30분 내 '골든타임이' 확보되는 위치에 놓이도록 기존 국토관리사무소 등을 터널관리 거점으로 삼고, 향후 건설될 터널관리동 또한 체계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따라서 오는 2022년에는 총 761개의 국도 터널 전체가 72개의 통합 관리동에서 관리할 수 있게 돼 멀리 떨어진 곳도 30분 이내에 신속한 초동조치가 이루어 질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안전운전이다.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터널사고의 대부분은 안전거리 미확보, 과속 등 운전자 부주의에서 비롯되고 있다. 사고시에 운전자 스스로 안전을 지키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터널 내 대형 사고를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국민들이 유사시 대피요령을 숙지할 수 있도록 홍보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의 안전정책과 국민들의 안전의식이 어우러져 단 한건의 터널내 사고도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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