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디지털 세상에 말 걸기' 놀이하듯 접근하자
인형놀이와 비슷…생각 꺼내도록 도와야
2016-01-26 06:00:00 2016-01-26 09:19:10
2018년부터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SW(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됨에 따라 SW 교육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고려대, 서강대, 세종대 등 SW 중심대학과 아주대, 서울여대 등 정보보안 중심대학에 특기자전형이 신설되는 등 대학가에서도 SW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해부터 운영됐던 SW 선도학교도 160곳에서 올해에는 5배 증가한 900곳으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중학교들도 올해부터 전체 중학교로 확대되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SW분야 진로 교육을 강화한다. 2019년도에는 SW 중심 대학이 20곳으로 확대되고 비전공자에 대한 SW 교육을 의무화하는 대학들도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학부모들은 갑작스런 SW 교육 열풍에 '코딩이 무엇인지' 등 갈피를 잡기 힘들고 또 '내 아이가 못 따라가면 어떻게 하지' 걱정이 앞선다. 이에 <뉴스토마토>가 '엄마는 궁금하다 SW 코딩 교육이 뭔지'의 저자인 박은정씨와 함께 SW 교육의 필요성과 학습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그는 15년차 경력의 SW 프로그래머이기도 하다.(편집자주)
 
SW 코딩 교육은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보통 컴퓨터 교육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등 세부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다시 '코딩', '활용 교육'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컴퓨터 교육 안에 SW교육이 포함되고 SW 코딩 교육은 SW 교육의 세부 내용으로 보면 된다. 결국 SW 코딩 교육은 SW 프로그램 작성에 쓰이는 언어로 코드를 짜고 그것을 실제로 작동시켜 보면서 SW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익히는 것이다. 또 원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하기 위해 문제 상황들을 해결하며 구조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SW코딩은 디지털 언어 교육'
 
박 작가는 "SW 코딩을 한다는 것은 '디지털 세상에 말 걸기'와 같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초·중·고 교과과정에 컴퓨팅 관련 과목들이 있었다. 지난 2000년도에는 중학교는 '컴퓨터', 고등학교는 '정보사회와 컴퓨터', 2011년과 2013년에 개정된 과목으로는 중·고등학교 모두 '정보'라는 과목으로 컴퓨팅 교육을 받아왔다.
 
SW 교육은 이전의 컴퓨팅 관련 교육과 무엇이 다를까. 컴퓨터 교육은 '컴퓨터 활용' 교육과 '컴퓨터 과학' 교육 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동안의 교육은 '컴퓨터 활용' 교육에 중점을 뒀다. 컴퓨터 조작 능력 향상에 초점을 둔 것으로 워드, 엑셀에 대한 사용 교육이다. 보통 '아래 한글'의 사용법을 익히고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 표나 계산에 응용해 파워포인트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컴퓨터 활용 교육이었다.
 
'컴퓨터 과학' 교육에 중점
 
반면, SW 교육은 '컴퓨터 과학' 교육에 중점을 둔 교육이다. 자주 쓰는 컴퓨터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며 작동은 어떻게 되는지 수학적, 논리적으로 사고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컴퓨터 활용' 교육이 SW의 '소비자적 관점'이라면 '컴퓨터 과학' 교육은 SW의 제공자적 관점인 셈이다.
 
SW를 만드는 제공자 관점에서는 SW 사용 목적, 편리한 기능, 재미 요소, 사용자 요구,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 효율적인 코드 작성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어떻게 만드는지에 관심을 갖게 되면 '만드는 사람의 의도가 무엇인지', '내가 만들면 어떻게 만들 것인지' 등을 고민할 여지가 생긴다. 제공적 관점으로 사고가 전환되는 것이다. 제공자적 관점이 생긴다는 것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감춰진 이면의 원리에 관심을 갖고 생산에 직접 참여할 아이디어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제공자적 관점으로 전환
 
그렇다면 SW 교육을 어떻게 접근해야 우리 아이가 흥미를 가질까. 박 작가는 아이가 상상을 마음껏 모형화 하고 테스트하며 확장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장난감으로 접근시키기를 권했다. 박 작가는 "예를 들어 책 읽기가 머릿속에 타인의 경험과 지식을 넣는 과정이라면 인형놀이는 온전히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꺼내어 놓는 과정"이라며 "SW코딩도 인형놀이와 갔다. 놀이하듯 자신의 생각을 꺼내 놓을 수 있도록 SW 코딩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이 존재했고 이를 일상적으로 사용해 온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다. 이 세대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디지털 세상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자진의 존재 가치를 찾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영역들을 확대하고 있다.
 
다른 사람 콘텐츠 중요성 강조
 
박 작가는 "디지털 네이티브에게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안전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개인 정보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박 작가의 설명이다. 또 다른 사람의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도 기본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자신들의 창작 영역도 제대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이제 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특정한 기술과 전문가만이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디지털 네이티브'는 자신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스스로 만들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디지털 세상에 거침없이 펼칠 수 있는 세대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두 다 프로그래머 될 필요 없어
 
다만 박 작가는 "모든 아이들이 SW 프로그래머가 될 필요는 없다"며 "그들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각자 자신의 일을 하며 SW나 Data에 대한 처리가 필요할 때 SW 프로그래밍을 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의사가 꿈인 아이도 있고 법률가가 꿈인 아이도 있다. 인간 게놈 유전 정보와 디지털 행동 양식 간의 의학적 논문을 쓸 수도 있고 디지털 세상의 악의적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대량의 유사 사건과 디지털 증거들에 대한 검색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인간의 생활과 행동양식이 점점 디지털 세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디지털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컴퓨팅 사고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간다. 현재보다 훨씬 더 진화된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갈 아이들에게는 디지털 세상에 적합한 사고 방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지난해 1월21일 세종시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니어 소프트웨어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실습을 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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