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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내 아이는 어떤 사람으로 키워야 할까
2016-03-21 10:00:00 2016-03-21 10:00:00
3월 새 학기의 시작,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가 학교에서 가져온 숙제를 내민다. 새 학기마다 작성하는 아동상담자료다. 아이의 장래희망과 부모의 희망을 쓰는 항목에서 필자는 연필을 내려놓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부모는 의사, 변호사 등 소위 잘나가는 직업을 넣곤 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될 10~20년 후에도 이러한 직업들이 존재할까?
 
아마도 "장래 희망은 의사"하던 때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 될지 모른다.
 
요즘은 어딜 가나 온통 인공지능(AI)에 대한 이야기로 넘쳐난다.
 
바둑 대결로 세계를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구글의 '알파고', 의사를 대신해 암을 진단하거나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선보인 IBM의 '왓슨', 생산 현장에서 뛰어난 실력을 뽐내고 있는 MIT 공대에서 만든 '박스터', 애플의 스마트폰용 AI 비서 '시리', MS의 AI캐스터 '샤오빙' 등 인간의 능력에 버금가는 AI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 여기던 창의성이나 감성까지도 AI들이 진출하는 추세다.
 
20년 후 우리는 SF영화의 한 장면처럼 3D 프린팅으로 만든 집에서 살고, 바리스타 로봇이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3D 프린팅으로 체형에 맞춤한 옷과 신발을 착용한 채 무인자동차를 타고 이동할지 모른다. 질병도 AI가 의사를 대신해 진단해 주고, 드론으로 택배를 받게 될 것이다.
 
이렇듯 AI는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핵심 기술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AI가 발전할수록 인간의 일자리가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서는 사람의 일자리 500만개를 AI가 대신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바 있다.
 
예전에는 한 직종에서 은퇴해 노년을 보내는 것이 공식이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런 인생경로가 불가능하다.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어 일부는 로봇 상사의 감독을 받으며 일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번 바둑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의 상대편에 앉아 알파고가 시키는 대로 아바타처럼 돌을 놓은 아자 황(Aja Hwang) 박사처럼 말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내 아이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으로 키워야 할까'라는 물음은 정말 고민스러운 문제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할지, 교사와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미래 아이들의 생존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김선영 국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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