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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산유국 '도하 합의' 불발…국제유가 다시 급락하나
“이른 시일 내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질 것”
2016-04-18 14:28:17 2016-04-18 14:28:17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 방안을 모색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원유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것이 현실이 됐다며 앞으로 국제유가 하락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우디 반대로 합의 실패한 듯”
 
OPEC 회의가 끝난 후 모하메드 빈 살레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 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7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이날 도하에서 12개국이 만나 국제유가 하락과 관련해 논의를 나눴지만, 결국 어떠한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 
 
모하메드 빈 살레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우리 모두에게 추가 협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결정 내렸다”라고 밝혔다.
 
회의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OPEC 국가들과 비국가들이 지난 1월 수준으로 원유 생산량을 동결할 것이라는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특히 모하메드 알 루미 오만 석유장관이 회의에 앞서 “사우디와 러시아는 산유량 동결에 이미 합의했다”고 밝히며 기대감은 고조됐다.
 
비록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산유국 중 하나였던 이란이 하루 전날 돌연 회의 불참을 선언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란을 제외한 산유국들끼리 동결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이미 이란은 여러 번 산유량을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있기 전 수준인 하루당 400만 배럴로 끌어올리기 전까지는 동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애당초 이란이 동결에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는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후 9시까지 길어졌던 회의는 결국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났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서 OPEC 회원국들과 비OPEC 회원국들 대부분이 생산량 동결에 동의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없이는 동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장관이 이란 없이 동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점을 고려했을 때 사우디아라비아가 최종적으로 동결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라크 측 대변인은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협상을 원했지만 매우 실망스러웠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합의가 실패한 데 대해 CNBC는 현재 중동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갈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다시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떨어지나
 
이번 회의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한 후 유가 전문가들과 기관들은 국제유가 전망치를 연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들 회원국 산유량은 전 세계의 4분의 3을 차지해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시간 외 아시아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6%대의 하락을 기록했다. 특히 그동안 국제유가가 이번 회의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한 만큼 실망감이 가격에 바로 반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동결도 유가를 끌어올릴 수 없고 원유 생산량 감산이 절실한 상황에, 동결마저 실패했다는 점은 이제 더 이상 유가에 상승 여력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고 전했다.
 
압히셱 데쉬팬 나티식스 유가 전략가는 “이것은 유가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라면서 “이른 시일 내에 국제유가가 30달러선으로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다음번 회의가 언제가 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유가 하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알 수 없다고 CNN머니는 지적한다.
 
제이슨 쉔커 프리스티지이코노믹스 회장은 “이제 장기적인 하락세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유가는 지난 1분기에 기록했던 13년래 최저치까지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 역시 투자자들에게 전하는 노트에서 "현재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밖에 없다"면서 "내년까지는 원유 시장이 균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최저 수준이었던 배럴당 20달러까지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중국 내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감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데이비즈 주스만 타랄라캐피탈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3개월 전보다는 시장에 더욱 자신감이 늘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연스레 공급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고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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