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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마포 이발소·중식당 숨겨진 가치 올려놓겠다"
(연쇄인터뷰-20대국회 당선자의 각오)이것만은 꼭!
"전통공예 산업 살려야"
2016-04-26 15:47:58 2016-04-26 15:47:58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당선자(서울 마포을)는 이 당의 이름과 로고 변경을 주도한 홍보위원장이다. 홍익대에서 응용미술학을 전공한 디자이너인 그는 아파트 ‘힐스테이트’, 소주 ‘처음처럼’과 '참이슬' 등 히트상품의 브랜드 네이밍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손 당선자는 25일 <뉴스토마토> 인터뷰에서 “마포의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외향의 변화만이 아니라 지역구 주민들의 경제적인 삶의 질도 높이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다음은 손 당선자와의 일문일답이다.
 
- '마포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공약 실현을 위한 복안은.
 
저는 평생 기업을 상대로 브랜드 가치를 올려 돈을 버는 일을 해왔다. 많은 아티스트들과 홍익대와 같은 인프라 등 마포만이 갖고 있는 원천적인 가치들이 있다. 이를 찾기 위해 마포디자인연구소를 차릴 계획이다. 디자인연구소에서 프로젝트를 계획해 마포에 사는 디자이너들에게 일을 주려고 한다. 음악하는 분들을 위한 프로젝트도 준비할 것이다. 전문성을 갖고 있는 젋은이들이 많지만 우리 사회가 유심히 바라보지 않았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 모른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이러한 숨겨진 가치를 찾는 일이다. 예를 들어 1924년에 만든 ‘진로’라는 이름을 제가 1998년 ‘참이슬’이라고 바꿨다. 원래 뜻이 ‘참이슬’이지 않나. 60여년 동안 ‘진로’라는 이름을 쓰면서 ‘참이슬’이라는 원래 가치를 잊었다고 할 수 있다.
 
- '숨겨진 가치들'의 예를 든다면.
 
마포에는 아주 오래된 이발소가 많다. 마포디자인연구소에서 ‘마포 이발소’를 소개하는 내용의 작은 소책자를 만들고, 영어와 중국어 등으로 표기해 배포할 것이다. 마포 이발사들의 인생 이야기를 책자에 넣고, 나이가 많은 이발사 순으로 번호도 매겨 지도처럼 책에 표시하려고 한다. 이 일을 통해 마포 이발소의 가치를 올려볼 생각이다. 마포에는 참 오래되고 맛있는 중국식당도 많다. 이발소와 같은 방식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1년이면 소책자들이 총 10여권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래 걸리고 힘든 일이지만 제가 관장하면 엉성한 프로젝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것인가.
 
그렇다. 마포의 파리바게트만을 위한 쇼핑백을 디자인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파란색 파리바게트 봉지에 아티스트 10명이 자신들의 실명을 넣어 마포 파리바게트에만 있는 쇼핑백을 만드는 것이다. 저는 가게 간판의 로고도 예쁘게 만들려고 한다. 마포 골목길에 있는 가게들의 좋은 로고를 촬영해 ‘마포의 굿 디자인’이라는 책자를 만들 것이다. 쌀가게의 포장 봉지와 간판을 바꾸는 일도 병행할 계획이다. 마포의 가치를 바꾸는 일은 이런 소소한 일들이다. 1년이면 큰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 우리 보좌관들은 이런 과정 속에서 가게 매출이 얼마나 오르는지 면밀히 분석하는 일을 한다.
 
- 당 홍보위원장으로서는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선거가 끝난 후 당이 시끄럽다. 이래서는 안 된다. 과연 우리가 표를 얻은 것이 무엇 때문인가를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제가 지난해 외부에서 영입됐을 당시 홍보위원장의 역할과, 국회의원으로서 하는 홍보위원장 역할은 다르다. 제가 생각하는 바 대로 일을 진행할 것이다. 특히 홍보와 전략이 관계된 조직은 누군가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누군가 그렇게 하려고 한다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
 
- 최근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의 갈등상에 대한 생각은.
 
지금 문재인 전 대표가 많이 참고 있다. 문 전 대표 속이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들린다. 김종인 대표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씀을 다 하는데, 저는 옳지 않다고 본다. 어떻게 자신을 모셔온 당 대표에게 ‘헛소리 한다’고 말하나. 종합편성채널만 신나서 보도하고 있다. 화가 나도 조심했어야 했다. 123명의 국회의원이 모였는데 한 사람이 끌고 가는 것은 쉽지 않다. 김 대표가 추대를 받으려고 생각했다면 조심스럽게 사람들의 의견을 모았어야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본인 의사를 극명하게 표현하면 여기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게 된다.
 
- 희망하는 상임위원회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다. 교문위가 안 되면 시위할 것이다.(웃음) 저는 문화·관광과 관련해서 민간 영역에서 오랫동안 콘텐츠를 생산해왔고 전통공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평소 문화 쪽과 관련된 상임위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 전통문화와 전통공예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전통공예 작가들은 ‘을’ 중의 ‘을’이다. 사회소외계층이다. 그러나 전통공예의 맥을 잇는 중요한 전수자들이다. 이들이 배우지 못하고 생활이 어렵다는 이유로 조금 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들의 기술을 가로막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가면 ‘밀라노 디자인 위크’ 행사가 있다. 세계 30만명 이상이 보는 ‘가구쇼’ 행사다. 2013년과 2014년 이 행사의 감독을 맡아 전통공예의 토대를 쌓아놨는데 2015년 전통공예 장인들이 빠지고 현대공예 작가들이 투입됐다. 그 과정에서 전통공예 산업이 다 무너졌다.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이를 바로 잡을 것이다. 내년부터는 반드시 전통공예 장인들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겠다. 내가 디자인과 전통문화 양쪽을 모두 보고 있기 때문에 정부 산하 단체에서도 얼렁뚱땅 못 할 것이다.
 
◇손혜원 당선자 약력
 
크로스포인트인터내셔널 대표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교수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
 
손혜원 당선자가 지난 25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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