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까다로운 우리 아이 ‘기싸움’에서 이기려면
상황 인식시키고 선택안 제시…순한아이 방치하면 자율성 훼손
2016-05-03 08:30:00 2016-05-03 09:24:44
[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아이의 기질을 통제하려는 순간 육아는 힘들어진다. 전문가들은 행복한 육아를 위해 기질 통제하려는 부모들의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먼저 기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질은 성격 형성의 기초다.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부모가 어떻게 받아주고 상호작용하는지가 성격 형성의 관건이다. .
미국의 아동학자 알렉산더 토마스와 의학박사 스텔라 체스는 아이들의 기질을 순한 아이, 느린 아이, 급하고 까다로운 아이로 나눴다. 순한 아이의 행동 특성은 조용하고 수줍어하기도 하지만 다정다감하다. 누군가에게 장난감을 빼앗겨도 도로 뺏으려 하지 않는다. 순한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싸우는 일이 거의 없다. 혼자서도 잘 놀고 새로운 환경에도 잘 적응한다. 부모가 어떤 지시를 하면 잘 듣는 편이지만 실은 부모의 말에 따르기만 할 경우 아이의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
 
순한 아이일수록 아이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느린 아이는 별다른 말썽을 부리지는 않지만 때때로 선생님 말을 듣지 않고 늦장을 부리기도 한다.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느린 반응을 보인다. 예를 들어 장난감 박물관에 가서 자신이 관심 있는 장난감을 발견해도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오래 망설인다. 낯선 곳에서는 평소보다 위축돼 금방 적응하지 못한다.
 
느린 기질의 아이는 재촉하면 위축된다. 신발을 신는 데 한참 걸리더라도 시간을 충분히 주고 기다려줘야 한다. 급하고 까다로운 아이는 엄마와 쉽게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엄마를 따라가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원하는 것에 집착이 강하다. 행동이 빠르고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접근하기도 하지만 싫증도 금방 낸다. 활동적인 대신에 변덕이 심한 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의사표현이 확실하다. 좋아하는 것은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부모 입장에서 가장 힘든 아이가 급하고 까다로운 아이다. 잘못하면 아이와 기 싸움을 벌일 수 있다. 이 기질의 아이는 자기 스스로 납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부모는 먼저 아이의 요구와 바람을 인정하고 현재 상황을 인식시켜야 한다.
 
그런 다음 대안을 제시하되, 선택은 아이가 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와 같이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가 점심때가 돼 집에 돌아와야 하는데 아이가 집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면. 부모는 '아이가 더 놀고 싶구나'하고 아이의 요구와 바람을 인정해준다.
 
아이는 엄마가 자기의 마음을 알아주면 안정된다. 그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즉 현재 상황을 인식시켜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가서 점심을 먹어야지', '지금 점심 먹으려고 아빠가 기다라고 있는데' 등 왜 지금 집에 가야 되는지 상황을 말해 줘야 한다. 아이는 전체적인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안 제시 단계에서는 '그럼 조금만 더 놀래?', '밥 먹고 와서 더 놀까?', '내일 또 올까?' 등 그 상황에서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을 말해준다.
 
둘 중 하나만 선택하게 하기보다 그 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무엇을 선택할지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돼 아이의 사고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 선택은 부모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하도록 해야 한다. 즉 '조금만 더 놀게요', '엄마, 내일 꼭 또 와야 돼' 등 아이의 대답을 기다려야 한다. 급하고 까다로운 아이들은 자기주장이 강하기 때문에 스스로 납득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최순장 원장은 "기질을 바꾸려 들기보다 아이 기질의 결을 따라 가장 좋은 방향으로 성격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11월15일 홈플러스 영등포점 문화센터에서 홈플러스 직원이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요리를 배우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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