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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주도 한국형 신도시 수출 기대감 활짝
LH, 주택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300억원 이상 예타 완화 필요"
2016-05-10 17:00:34 2016-05-10 17:00:34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토목이나 플랜트에 치중됐던 우리 해외건설이 주택 쪽에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기존 해외 주택사업들과 달리 공기업이 주도로 나서면서 리스크를 줄여 사업 실현 가능성도 높였다. 다만, 공기업의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 진출을 막고 있는 예비타당성 검토 등 절차적 개선은 해결해 나갈 과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9일 분당의 3배에 달하는 쿠웨이트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South Saad Al Abdullah) 신도시' 사업에 대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는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주택시장 진출의 중요한 교두보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정부 주도로 진행된데다 미분양 분에 대한 매입확약이 협약 내용에 포함돼 사업 리스크가 크게 줄면서 사업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해외주택사업의 경우 계약 이후 인허가 지연이나 사업 진출국의 정치·경제·군사적 여건 변화에 따라 리스크가 발생한다. 인프라 구축에 대한 사업비의 경우 해당국의 지원이 수반되지만 사업주체는 토지나 주택 분양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만큼 미분양 매입확약은 리스크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금융지원처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 기반시설만 40억달러고, 실제 비용은 몇 백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가장 큰 현안"이라며 "쿠웨이트는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중 재정상황이 가장 좋은 곳 중 하나이고, 정부와 LH가 꾸준한 조율을 통해 리스크를 줄인 만큰 사업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동안 민간 주도로 진행된 해외 주택시장 진출과 달리 우리 공기업 주도로 진출하는 사업인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대규모 해외 신도시 건설은 사업 기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국내 대규모 신도시 건설을 주도한 경험이 있는 LH가 주도하면서 리스크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도시 수출에 있어서 민간업체가 가서 제안하는 것보다 정부와 정부가 만나서 밑그림을 그리고, 공공기관이 주도해서 진출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도시 건설은 여러 가지 기술이 복합되는 토탈 사업인 만큼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공동 진출로 경험을 쌓으면 향후 다른 국가의 주택사업 진출에도 큰 경험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쿠웨이트 주거복지청이 쿠웨이트 신도시 개발사업 구체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LH
 
 
다만, 일회성 해외시장 진출이 아닌 장기적인 우리 건설 산업의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공기업 해외진출 시 거쳐야 하는 KDI의 예비타당성 조사 등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기획재정부는 해외투자에 따른 과도한 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공기업이 300억원 이상 해외 사업 투자를 위해서는 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도록 하고 있다.
 
정창구 처장은 "정부의 대표 격 지위를 갖는 공기업이 사업 진출의 대주주 역할을 하는 것은 해당국에 대한 신뢰도 확보와 우리 민간기업의 리스크 감소에 큰 도움이 된다"며 "신도시 지니출과 같은 인프라 투자는 가스공사 등의 기존 해외 투자와는 다른 만큼, 산업이나 프로젝트에 따라서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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