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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수소차 '미라이'…차세대를 이끌 친환경차
하이브리드보다 높은 정숙성, 짧은 충전시간 전기차 단점 보완
2016-06-12 13:34:01 2016-06-12 13:34:01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프리우스를 필두로 하이브리드 분야 입지를 굳건히 다진 토요타가 차세대 친환경차로 낙점한 것은 수소연료전지차였다. 수소차가 주행거리는 짧고 충전시간은 긴 순수 전기차(EV)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임을 확신하고 개발에 착수한 토요타는 지난 2014년 세계 두번째 양산형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미라이의 외관은 큼직하게 디자인된 사이드 그릴이 한눈에 들어온다. 미라이의 독특한 사이드 그릴은 디자인적 강조점 뿐만 아니라 수소차 특성상 공기 중의 산소를 빨아들이는 주요 기능을 수행한다. 그릴 측면과 함께 눈에 띄는 4개의 엷은 LED 헤드램프는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물이 흐르는 듯한 라인을 구현한 측면 라인은 연료전지가 운전석 바로 아래쪽에, 탱크는 뒷좌석 쪽에 위치한 구조적 특성을 커버함과 동시에 입체감을 살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약간 떠있는 듯한 후드와 다른 차체에 비해 약간 다른 색감을 띄고 있는 루프도 세련미를 한층 더해준다.

 

 

물이 흐르는 듯한 라인을 구현한 측면 라인은 연료전지가 운전석 바로 아래쪽에, 탱크는 뒷좌석 쪽에 위치한 구조적 특성을 커버함과 동시에 입체감을 살리는 요소다. 사진/정기종 기자

 

막연하게 토요타 친환경차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프리우스의 내부를 떠올리며 올라탄 미라이의 내부는 생각보다 고급스럽다. 일체발포공법이라는 새로운 제조공법을 사용해 고급 가죽소파가 주는 느낌을 구현한 시트는 일반 럭셔리 세단과는 또 다른 느낌의 고급감을 구현함과 동시에 미래지향적 디자인 요소를 가미했다.

 

단순히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경쟁력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고급감을 통해 양산형 차량다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토요타의 의지가 느껴졌다.

 

 

뒷좌석 시트의 고급감은 미라이를 단순히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차로 치부하기 어렵게 만든다. 사진/정기종 기자

 

특히 자연재해가 빈번한 일본 지역 특성상 지진과 같은 재해로 정전이 발생했을 때 자체 발전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트렁크 안쪽에 있는 외부전원과 외부 전자기기와 연결시키면 시간당 60KW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소형 전기차가 발휘할 수 있는 발전량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 트렁크 오른쪽에 위치한 콘센트를 통해 직접 최대 1500W의 전기도 끌어낼 수 있다.

 

 

트렁크 한켠에 놓인 연결부를 통해 재해로 인한 정전발생시 발전 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시승에 앞서 수소차의 관건인 충전소에 들러 차량과 충전 시설을 함께 살펴봤다. 이날 충전 시연을 위해 찾은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미라이 쇼룸은 지난 4월 일본 에너지 회사인 이와타니 산업이 운영하는 수소 스테이션 시바코엔에 병설형태로 꾸려졌다. 수소 충전은 물론 전시된 차량과 영상 시청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전략에서다.

 

현재 수소차는 미라이 기준 3분 완충으로 650km가 주행 가능하다. 충전 금액은 1kg 1100엔 수준. 완충시 5kg의 수소를 주입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약 6만원의 금액으로 650km를 달릴 수 있는 셈이다. 내연기관 연료비와 비교해 큰 매력을 갖는 가격은 아니지만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수 있다.

 

 

미라이를 충전 중인 모습. 3분 완전 충전을 통해 650km 가량 주행이 가능하다. 사진/정기종 기자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토요타의 자동차 테마파크 메가웹으로 이동했다. 메가웹은 지난 1999년 도쿄 오다이바에 문을 연 복합 자동차 테마파크로 차량 전시와 시승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차량 전시 등 폭넓은 자동차 체험을 지향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시설이다.

 

차량에 탑승해 시동을 걸었다. 차량 내부 구동계들은 모터를 사용한다는 특징을 공유하는 토요타의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과 유사하다. 부드러운 모터음을 내며 출발한 미라이의 승차감은 오히려 더 낫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모터가 차량 앞쪽에 있어 전륜 구동이지만 중심 자체는 아래쪽을 향하고 있어 뛰어난 승차감을 구현 할 수 있었다는 게 토요타측 설명이다.

 

 

미라이의 내부 구동계통은 4세대 프리우스와 유사한 모습이다. 사진/정기종 기자

  

짧은 구간 이뤄진 시승이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역시 소음이었다. 체감상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더 조용하다. 이날 차량에 동승한 토요타 관계자는 "미라이의 소음은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의 80% 수준으로, 이 부분이 친환경성과 더불어 실제 구매고객들에게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직접 시승간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80%에 불과한 소음이었다. 사진/토요타

  

대중화에 속도를 내고 있긴 하지만 수소차 대중화를 위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조차 전국 77개의 충전소를 구축하는데 그쳤다. 도쿄가 위치한 관동 지역만 놓고보면 35개소에 불과하다.

 

또 내연기관 차량은 물론 아직 완전 안정화되지 않은 전기차 가격과 비교해도 턱없이 높은 수준의 차량 판매가 역시 대중화에 발목을 잡는 요소다.

 

하지만 이날 체험한 미라이의 친환경성과 주행성능을 감안했을 때 안정화된 인프라가 구축됐을 때 수소차가, 그리고 미라이가 전체 친환경차 시장에 불러올 파급 효과는 결코 미미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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