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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맷돌춤과 돌아온 스카이…팬택 부활 신호탄 될까
2016-06-23 06:00:00 2016-06-23 06:00:00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가수 푸시캣 돌스의 히트곡 ‘Don’t Cha’가 흘러나오며 한 남성이 잠에서 깬다. 잠시 정신을 차리는가 싶더니 이내 음악에 맞춰 고개를 돌리며 춤을 춘다. 어디서 본 듯한 이 장면은 팬택이 2년 만에 선보인 스마트폰 ‘스카이 아임백(IM-100)’의 영상광고다. 10년 전인 2006년 팬택의 피처폰 ‘스카이 와이드 PMP폰’의 광고에 등장했던 배우가 같은 음악에 맞춰 같은 ‘맷돌춤’을 선보인 것이다.
 
팬택은 피처폰 시절 독특한 디자인과 콘셉트로 특히 젊은층의 사랑을 받았다.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베가 시리즈가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 등에 밀리며 팬택은 소비자들의 기억에서 멀어졌다. 
 
지난 20일 공개된 스카이 아임백의 영상광고는 잊힌 팬택을 다시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디자인이 깔끔하고 스톤의 기능이 궁금하다’, ‘맷돌춤 추는 박기웅씨 목놀림 여전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22일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2년 만에 열린 신제품 출시 행사에 발길이 뜸했던 수십명의 기자들이 몰리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팬택을 떠났던 홍보팀 일부 직원들도 팬택의 부활을 응원하기 위해 상암동을 찾았다. 기자들 앞에 선 문지욱 팬택 사장은 “과거 고객보다 경쟁사를 먼저 생각하고 의식했던 것을 반성한다”며 “고객의 앞이 아닌 옆에서 공존하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이 이날 선보인 스카이 아임백은 통신사 로고는 물론 스카이 로고도 없다. 이에 대해 문 사장은 “팬택의 부활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일상의 친구가 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스카이 아임백으로 야심차게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했지만 팬택이 넘어야 할 산들도 많다. 이미 시장에 나온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의 중저가 스마트폰들과 경쟁해야 한다. 현재 33만원인 보조금 상한을 폐지하려는 움직임도 팬택에는 부담이다. 보조금 상한이 없어지면 가격 경쟁이 불가피한데 자금력이 부족한 팬택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스마트폰 신제품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아무리 최신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제품이라도 주로 쓰는 인터넷·모바일 메신저·카메라·동영상 감상 등의 용도로는 지금 사용 중인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팬택은 이점을 파고들었다. 바로 아날로그 감성을 더한 제품 디자인과 향수를 자극한 광고 콘셉트다. 절치부심한 팬택이 맷돌춤과 함께 내놓은 스카이, 오는 30일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스카이 아임백이 부활의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된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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