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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속초 1시간 생활권)①속초 등 강원에서 서울까지 1시간대
서울 용산역에서 속초까지 75분 만에 주파
접근성 개선으로 강원 내륙 관광활성화
교통망 확충으로 물류산업 일대 혁신
2016-08-17 07:00:00 2016-08-17 07: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서울~속초 동서고속화 철도사업이 1987년 13대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제안된 이후 29년 만에 추진이 확정됐다. 6번에 걸친 대통령 공약, 예비타당성조사만 4차례 수행 등 국내 철도 건설사에 각가지 기록들을 남긴 끝에 비로소 추진되는 것이다.
고속철 사업이 완료되면 수도권과 강원 북부, 동해 북부권과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접근성이 낮았던 인제·양구·화천의 관광 활성화와 함께 속초를 중심으로 한 물류산업의 일대 혁신도 기대된다. 아울러 남양주, 구리 등 경기 북부지역에서 서울 출·퇴근 시간이 크게 단축됨에 따라 기존 경춘선 라인을 따라 주택시장도 기지개를 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서울 접근성 개선으로 인해 강원권 의료 기관의 이용객이 감소하거나 서울로 쇼핑을 가는 소비자가 증가할 경우 의료, 쇼핑 등 일부 업종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편집자주]
 
서울과 강원도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철도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들 지역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과 속초와 고성, 양양 등 강원 동북부 지역이 1시간대 생활권으로 좁혀진다. 관광객 접근성이 개선돼 강원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교통망 확충으로 인한 동해안 물류산업 발전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조사)를 통과한 춘천-속초 철도건설사업(2조631억원)에 대해 재정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의 후속 작업으로 9월 중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강원도와 속초를 비롯해 춘천·화천·인제·양구 등 경유지 시·군은 타당성 조사에 맞춰 철도추진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또 부단체장이 참여하는 시·군협의체를 운영,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
 
이 사업은 춘천과 속초 간 93.9㎞ 단선전철을 신설하고 이 선로에 시속 250㎞의 전철을 운행하는 내용이다. 앞으로 6개월~1년 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년간 설계를 거쳐 2019년 착공하면 2025년에는 노선을 개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총 사업비는 2조631억원으로 책정됐다.
 
춘천~속초 노선 고속철이 완공되면 기존 서울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과 함께 서울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을 완성하게 된다.
 
고속철 건설이 완료되면 시속 250㎞급 급행열차가 하루에 30회 이상 투입돼 서울 용산역에서 속초까지 1시간15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도 2시간 이내에 속초까지 주파할 수 있다.
 
1일 철도이용수요는 평일 3만명, 성수기 6만5000명 수준으로 전망되며, 강원도의 경우 2조3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10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은 강원 지역의 숙원사업으로 지난 1987년 대선 공약으로 처음 등장했다. 하지만 2001년, 2010년, 2012년 모두 세 차례에 걸친 예타 조사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29년이 지난 올해에 이르러 비로소 빛을 보게 됐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열린 제10차 무역투자 진흥회의에서 "춘천~속초 고속철도 사업처럼 수십년 간 지역민들이 애타게 원하는데도 과거의 틀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던 사업들이 관광, 스마트 헬스 케어 산업 등과 시너지를 내도록 만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고속화철도 노선도. 자료/국토교통부
 
이번 고속철 사업으로 주요 철도 역세권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경춘선의 종착지였던 춘천역은 '남춘천역~명동~춘천역' 골든 트라이앵글을 잇는 역세권 개발과 함께 사업이 진행 중인 레고랜드를 중심으로 새로운 관광 명소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속철로 인해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는 인제·양구·화천지역은 생태·체험 중심의 관광모델 개발이 유력하다. 고속철 역사를 지역축제의 관문으로 활용하기 위해 철도역사 주변에 테마 공원을 조성하고 지역산업과 밀착된 전시행사 등이 검토되고 있다.
 
고속철 종착역인 속초에는 크루즈 및 양양국제공항의 인프라와 연계한 국제 다목적 관광센터가 설치가 예상된다.
 
아울러 속초를 중심으로 설악~금강산 권역을 연계한 관광개발 사업도 가능성이 높다. 향후 동해선 철도와 북한 철도가 연결 될 경우 금강산을 비롯해 마식령 스키장 등 북한의 주요 관광특구와 연계한 남북관광 사업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내년 완공 예정인 동서고속도로(동홍천~양양 구간)와 동해고속도로(주문진~속초 구간) 등 교통망 확충으로 동해안 물류산업에도 일대 혁신이 기대되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서울~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의미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북극해 항로, TSR(시베리아철도), 해상루트가 이 사업을 통해 연결되면 답보된 정부의 SRX(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을 조기에 실현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북방경제시대에 국가 무역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내륙물류의 최적통로 역할을 함으로써 수도권의 물자가 북극해 항로를 통해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되는 국내 최단 물류통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진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철도사업의 특성상 네트워크 연계성이 결여된 노선은 그 기능이 저하되고 투자의 효율은 반감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춘천까지만 연결된 반쪽짜리 미완성의 나머지 구간을 조기에 완성해야 철도의 동서축 연결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1월 강원도 동해시 동해항에 입항한 중국 천해크루즈사의 '스카이시 골든 에라'(Skysea Golden Era)호의 입항 환영행사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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