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문가 없나요?”…구인난에 업계 시름
‘AI 핵심’ 엔진 개발인력 부족…기업들 직접 양성 나서
2016-10-04 17:31:52 2016-10-04 17:35:42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인공지능(AI) 개발을 경험한 개발자를 국내에서 찾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기업들은 경력자를 선호하는데, 해외보다 AI의 시작이 늦다보니 경험자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네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AI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구글의 알파고가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각종 AI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AI를 경험한 개발자를 시장에서 찾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4일 각종 구인·구직 사이트들을 보면, AI 전문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을 비롯해 인증·개인방송·게임·연구소 등 IT 관련 기업들이 AI 전문 인력 확충에 혈안인 모습이 확인된다.
 
구인광고를 낸 기업들은 AI 관련 개발 경험을 자격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눈높이에 맞는 인력 확보는 쉽지 않다. 한 헤드헌팅 전문기업의 임원은 “기업들이 AI 전문 인력을 많이 찾고 있지만, 경험을 갖춘 후보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 연구소 인력들은 잘 움직이지 않아,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IBM의 AI 로봇 ‘나오미’. 사진/뉴시스
 
AI는 엔진을 개발하는 영역과 기존에 공개된 AI의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응용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영역으로 나뉜다. 엔진 개발이 핵심이지만 이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각종 언어나 특정 영역의 전문지식 등을 학습하는 과정까지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인력 부족 속에 기업들은 AI 인력 육성에 직접 나섰다. SK주식회사 C&C는 대학교와 손잡고 미래 핵심 개발자로 성장할 인력 확보에 나섰다. AI 분야 연구실을 갖춘 대학원 재학생을 대상으로 AI 장학생을 선발한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등록금 전액과 월별 연구 지원금이 지원되며, 졸업 후 회사에 입사해 AI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이기열 SK㈜ C&C 디지털·금융사업부문 전무는 “AI 엔진 개발 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AI 장학생은 중장기적으로 보고, 핵심 인력을 육성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AI 엔진을 보유한 기업들이 공개한 오픈 API를 활용한 응용 분야는 기존의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에서 근무하던 개발자를 투입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며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AI 엔진 개발은 적어도 3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전문 벤처기업인 마인즈랩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AI를 학습시키는 조련사 역할을 하는 ‘AI 튜터’ 양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는 “알고리즘 인력은 항상 부족해 미국에서도 구글·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졸업 즉시 싹쓸이하며 데려가고 있다”며 “미국에는 AI를 학습시키는 AI 트레이너라는 직업이 생겨났는데 국내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 AI 튜터 양성이 필요해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인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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