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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값 급락…대형증권사 '채권폭탄' 우려
3년 강세 끝 채권시장 "반전 어려워"
2016-11-15 16:34:19 2016-11-15 16:59:59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국내 채권시장의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트럼프 효과로 국내 기관과 외국인의 손절성 투매 물량이 쏟아지고 주요 채권금리가 급등세로 돌아서면서다. 특히 10조원 이상 채권을 보유한 증권사들은 거액의 손실을 면치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2.5bp(1bp=0.01%p) 오른 1.635%에 마감했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국채 5년물과 10년물, 20년물은 되돌림 끝에 1.1bp 내린 1.787%, 1.8bp 내린 2.043%, 1.3bp 내린 2.121%에 마감했지만 30년물은 0.2bp 상승한 2.147%, 국채 50년물도 0.2bp 오른 2.140%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의 3년 강세가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2014년 이후 3년 가까이 지속된 금리하락(채권 강세)이 마무리되고 상승 추세로 전환되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되며 약세 폭을 심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전날 한국은행이 금리급등이 과도하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 시 개입을 시사한 것도 주목된다. 전날 국고채 금리는 국내 기관의 투매가 압도하면서 3년 국채선물(KTBF)은 전 거래일 대비 50틱 급락, 10년 국채선물(LKTBK)의 경우 175틱 급락하는 등 시장 약세를 견인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여전히 채권시장의 약세를 반전시킬 요소가 부재하다"며 "10월 이후 달러 강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6% 넘게 절하됐다. 원화가치 하락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채권시장 약세 폭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과도한 측면이 없진 않지만 매수 심리 붕괴로 시장 강세 전환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그는 "다만 강달러 여파로 국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장기 금리 상승세는 점차 진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일부 기간물이 반등하긴 했으나 내년 하반기에는 국내 기준금리도 금리인상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채권과 국내 장기물은 이미 금리 역전이 시작됐고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 증가와 환율 약세가 심상치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적어도 1년을 넘기긴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무엇보다 10조원 이상 채권을 보유한 국내 증권사들이 대규모 평가 손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매도 가능 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인 경우 손익계산서에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사실상 '채권폭탄'을 안은 셈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006800)를 비롯한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는 최근 채권금리 급등으로 각각 수천억원대 평가 손실이 점쳐지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의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트럼프 효과로 국내 기관과 외국인의 손절성 투매 물량이 쏟아지고 주요 채권금리가 급등세로 돌아서면서다. 특히 10조원 이상 채권을 보유한 증권사들은 거액의 손실을 면치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금융투자협회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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