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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재테크)자산관리 전문가에게 듣는다…연초 유망 투자처
2017-01-02 08:00:00 2017-01-05 08:48:33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1년 뒤인 2018년에 대해 '위기설'을 얘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 금리인상, 트럼프 정책리스크, 미중 긴장관계, 유럽은행 리스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 등이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2018년 자본시장의 리스크를 전제로 2017년 자산배분을 하고 선제 대응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얘기했다. <뉴스토마토>는 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 올해 초 주목해야 할 금융투자 상품에 대해 들어봤다. 
 
 
 
자산가, 브라질채권 장기보유·ILS 투자로 차별화 
 
이규삼 메리츠종금증권 강남금융센터 지점장은 브라질채권, 보험연계증권(ILS)에 주목했다. 
 
브라질채권은 지난 2013년 몇몇 증권사 주도로 적극 판매됐다. 당시 브라질 기준금리는 7%대였는데 지난해 14%대까지 상승하면서 채권가격이 하락했다. 유가하락과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비리, 과도한 복지정책이라는 정치적 불안감도 가중되면서 헤알화는 약세로 돌아서 투자자들은 환차손까지 감당해야 했다.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원유 가격과 원자재 가격이 강세 전환했고, 브라질 기준금리는 인하를 시작한 단계다. 우파정권인 테메르정권 집권으로 방만한 재정정책이 수정되며 헤알화 역시 약세를 멈추고 안정을 찾았다. 
 
미 트럼프의 당선 이후 1조달러의 인프라투자를 통한 재정정책 확대도 기대를 모은다. 이는 달러약세를 부르는 요인이다. 일부 글로벌 증권사들은 이 때문에 트럼프가 지금까지 관행을 깨고 환율시장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환율시장에 소극적으로라도 개입할 수 있다는 예상을 하고 나섰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나 유럽연합(EU) 융커플랜도 글로벌 재정정책 기조의 하나이며, 원자재 슈퍼사이클 도래를 촉발시킬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트럼프가 친러 성향의 인사를 대거 영입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국제정세도 읽힌다. 이는 곧 유가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유가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시켜줄 경우, 러시아가 곤혹을 치르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정부실이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이규삼 지점장은 "브라질채권을 둘러싼 환경을 보고 2025년 만기 브라질채권을 편입했지만, 이 모든 예상이 틀린다하더라도 표면금리 연 10% 이자까지 손실이 나고 만기 때 원금마저 손실을 입으려면 헤알화가 현재보다 대략 50% 이상 하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라질채권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자산가들이 장기적 관점으로 보유하기에 적절하다"고 말했다. 
 
ILS는 대재해 채권(Cat Bond)를 말하는데, 쉽게 얘기하면 지진이나 해일 같은 자연대재해를 대비해 가입한 보험료에 상응하는 투자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ILS의 큰 장점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대부분의 자산과 달리 금융시장이 흔들림에 연동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ILS인덱스는 2002~2015년 평균 연 8.2% 수익률과 2.8% 변동률을 나타내 다른 자산군보다 양호한 결과를 기록했다. 각종 비용을 공제하고 투자자가 예상할 수 있는 수익은 연 5~6%선 수준이다. 
 
달러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달러는 단기로 예측해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중장기 포트폴리오에 달러자산을 편입하기 위해 달러RP·예금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이들의 금리는 1% 전후 수준으로, ILS는 환차익 외에 상대적으로 높은 쿠폰 수익률이 매력적이다. 
 
이 지점장은 "ILS는 글로벌 시장규모는 크지만 국내에서는 기관투자자가 일부 투자하기 시작해 개인에게는 매우 낯선 상품"이라며 "PB센터에서 일부 자산가를 대상으로 사모형태로 설정되고 있으며, 해외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역외 펀드에 달러와 유로로 투자한다"고 귀띔했다.
 
미국금리 연동 달러채권 펀드·개별주는 '화학' 
 
박미숙 하이투자증권 압구정지점장은 미국금리 연동 대출채권 펀드를 추천하고, 주식 투자자라면 화학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미국금리 연동 대출채권 펀드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과 시중금리 인상을 염두한 선택이다. 이 상품은 리보금리에 연동해 쿠폰금리가 결정되는데, 이자소득과 자본이득을 목표로 내세운다. 위험등급 역시 4등급으로 중위험 성향의 투자자에게 적합할 것으로 봤다.
 
주식시장에서는 화학주의 턴어라운드에 주목했다. 올해는 경기부양의 주도권이 각국 중앙은행에서 정부로 넘어가면서 정부의 재정부양 정책이 기대되는 상황인 만큼 소재·산업재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화학주는 유가의 추가 상승이 예상되는 시기인 만큼, 이와 맞물린 주가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 박미숙 지점장은 "화학주 중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고 규모의 경제 실현이 기대되는 롯데케미칼(011170)을 최선호주로 본다"고 말했다. 
 
금 매력 여전·로보어드바이저 분산투자
 
염명훈 키움증권 리테일전략팀장은 금과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에 주목했다. 
 
특히 올해는 금에 투자할 적기로 봤다. 국제금값은 2011년 9월 온스당 1900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후 양적완화 축소가 종료됐고 금리인상이 시작되며 현재 1137달러(12월27일 기준) 수준이다. 물론 미국 금리인상이 2~3번 추가로 예고된 상태라 가격 반등이 빠르긴 어렵겠지만, 생산원가에 근접한 금값 수준을 감안할 때 금가격 하락은 매수의 기회라는 설명이다. 
 
염 팀장은 금에 투자하려면 2014년 개설된 KRX금시장을 고려해볼 것을 조언했다. 그는 "1그램 단위로 소액투자가 가능하며 매매차익이 비과세인데다 다른 금시장과 비교해 수수료가 낮아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투자자의 성향을 바탕으로 알고리즘 빅데이터를 분석한 자동화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도 빠르게 확산될 걸로 전망했다. 로보어드바이저와 관련해선 '하이ROKI1 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 펀드' 등 다양한 공모 상품에 투자해볼 수 있다. 이 상품의 경우 키움증권에서 증권업계 최초로 개발해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염 팀장은 "2011년 이후 올해까지 약 6년간 한국의 코스피, 미국 다우, 일본 닛케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수익률은 일본(90%), 미국(71%), 중국(11%) 순으로 높았고, 코스피는 보합수준이었다"며 "4분의1씩 분산투자만 했어도 43%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불확실을 예측하기 보다 분산투자 하는 것이 효과적인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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